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무대가 2년 연속 북한의 불참으로 썰렁해졌다. 2026년 7월 2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남북 대화의 끈이 완전히 끊어졌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을 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 논의를 위한 주요국과의 접점마저 사라지며 다자 외교 틀에서의 남북 단절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개최된 ARF에 참석해 남북 평화 공존 및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불참으로 대화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한때 남북 대표단이 직접 설전을 벌이던 ARF는 북한의 부재 속에 한반도 문제 논의 자체가 실종된 듯한 분위기였다. 한국은 북러·북중 밀착 속 불법적인 북러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핵심 당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과의 의미 있는 접촉도 불발되며 다자 외교의 한계를 노출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번 ARF에 아예 불참해 조현 장관과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다음 달 왕 주임의 방한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준비된 발언만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 조 장관과는 간단한 인사만 나눴다.
이날 ARF의 주요 관심사는 한반도 문제보다 다른 지역 현안들로 쏠렸다. 특히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충돌로 인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필리핀 외교장관인 테레사 라사로는 미얀마 문제와 관련, 군정의 5개 합의 이행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관계 정상화는 아직 멀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동 정세의 긴장 고조,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또 다른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처럼 한반도 문제가 국제 다자 무대에서 '주변화'되는 현실이 이번 포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동티모르가 지난해 아세안 가입 후 정회원국으로 처음 참석했으며, 영국은 ARF 가입 승인을 받았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포럼에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