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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기다린 상투메 첫 유산…남수단은 '영광 속 위기' 경고등

20년 기다림 끝에 첫 세계유산의 영광을 안은 상투메 프린시페와 동시에 '위험에 처한 유산' 목록에 오른 남수단이 2026년 7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상반된 주인공이 되며 인류 유산 보존의 엄중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상투메 프린시페의 로사스: 식민 농업 체계와 강제 이주'가 세계유산으로 공식 등재되는 순간, 서부 아프리카 섬나라 상투메 프린시페 대표단은 벅찬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2006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20년 만에 이뤄낸 쾌거에 위원국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등재된 '상투메 프린시페의 로사스'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 포르투갈 식민지 시기, 커피와 카카오 생산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농업 체계와 강제 이주 역사를 담고 있다. 주인의 저택, 노동자의 숙소, 건조 시설, 병원, 교통 시설 등 6곳의 유적이 그 시대의 아픔과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체계적 보호 체계 미비를 이유로 '보류'를 권고했으나, 세네갈과 한국을 포함한 21개 위원국의 적극적인 지지로 등재가 결정되었다. 이는 세계유산 목록의 지리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아프리카 국가의 유산 보호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20년 기다린 상투메 첫 유산…남수단은 '영광 속 위기' 경고등
[사진=연합뉴스]

이번 제48차 위원회에서는 상투메 프린시페 외에도 코모로, 남수단이 첫 세계유산 등재의 영광을 안으며 아프리카 대륙의 유산 목록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이동 경관'은 약 1천100만㏊ 규모로 세계 최대 야생동물 이동로라는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 유산은 첫 세계유산 등재의 기쁨과 동시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분류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상업적 밀렵 증가와 천연자원 개발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긴급 등재를 통과시켰다.

남수단의 사례는 인류 공동의 유산이 직면한 엄중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위원회를 통해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총 59건으로 늘어났다. 레바논의 '아멜 산성'과 팔레스타인의 '세바스티아' 등 총 6곳이 새로 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전쟁, 무력 충돌, 무분별한 개발 압력 등은 우크라이나의 '케르소네소스 타우리카 고대 도시와 코라', 수리남의 '파라마리보의 역사 내부 도시', 레바논의 '티레' 등 전 세계 곳곳의 소중한 유산들을 위협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위협에 직면한 유산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과 연대 강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의 기쁨 뒤편에 드리운 위협의 그림자는 인류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상투메 프린시페 대표단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모두의 책무가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네스코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등 자문기구는 '국제적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며 인류 공동의 유산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국제적 협력과 지속적인 보존 노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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