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이 좀처럼 기세를 꺾지 않으면서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과 유사한 기상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39도 안팎의 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중 고기압이 장기간 유지되고 태풍 등 기압 배치를 바꿀 변수도 없어 기록적인 더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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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도 극한 폭염 지속…대구·경북 연일 비상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경주는 낮 최고기온 39.1도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나타냈고, 대구와 경산, 고령, 경주 등에는 폭염중대경보가 계속 발효됐다.
올해 들어 지난 27일 기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2.6일, 열대야 일수는 5.7일을 기록했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폭염이 지속될 경우 기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1994년과 닮은 '이중 고기압'…폭염 장기화 원인
기상청은 올해 폭염의 핵심 원인으로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에 우리나라를 덮는 '이중 고기압' 구조를 꼽았다.
이 같은 기압 배치는 뜨거운 공기를 한반도 상공에 가두는 역할을 하면서 극심한 폭염을 유발한다. 특히 현재는 이러한 기압 구조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단기간에 더위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태풍이나 강한 저기압처럼 대기 흐름을 바꿀 요인도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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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악 폭염은 1994년…지속 기간이 달랐다
최고기온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웠던 해는 2018년이다. 당시 강원 홍천이 41도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그러나 폭염의 강도뿐 아니라 지속 기간까지 고려하면 1994년이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평가된다. 당시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40.1일로 역대 가장 길었고, 열대야 일수도 13.7일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폭염일수 39.3일, 열대야 12.1일로 역대 최상위권에 올랐으며, 2018년은 폭염일수 33.4일, 열대야 13.5일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폭염이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1994년 수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여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태풍 변수 없어…8월 초까지 더위 이어질 전망
1994년에는 장마가 일찍 끝난 뒤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확장되면서 장기간 폭염이 이어졌다.
올해는 장마 종료 시기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장마 종료 여부보다 이중 고기압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점이 폭염 지속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대구·경북 지역 기온이 현재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39도 이상의 기온이 나타나고 있어 극한 폭염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푄현상까지 겹쳐 체감온도 상승
기상 전문가들은 서풍에 따른 푄현상도 대구·경북 지역 폭염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대구지방기상청 신혜경 전문관은 "향후 일주일 정도는 태풍 없이 서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서풍이 소백산맥을 넘으면서 산 아래 지역의 공기가 더욱 뜨겁고 건조해지는 푄현상이 발생해 대구와 경주, 포항 등을 중심으로 강한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중 고기압과 푄현상이 동시에 작용하는 현재의 기상 여건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폭염 대응과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