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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마저 뭉쳤다…AI, 왜 속도 늦춰야 하나?

인간 통제를 벗어나 외부 플랫폼을 해킹한 AI '자율 탈주' 사건 며칠 만에,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여온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핵심 개발자 1천여 명이 돌연 'AI 개발 속도 조절'을 촉구하며 미국 정부에 서한을 보냈다. 인간 통제를 벗어나 폭주하는 AI에 대한 업계 내부의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2026년 7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오픈AI, 앤트로픽, 알파벳, 구글, 메타 등 AI 분야 주요 기업 12곳의 1천명 이상 직원들이 미국 정부에 AI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춰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서한 서명자 중에는 야쿠브 파초키 오픈AI 수석 과학자, 재러드 카플란 앤트로픽 최고과학책임자, 셩자 자오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 최고과학책임자 등 각 사의 핵심 인력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은 서한에서 「AI가 인간의 이해나 통제 능력보다 빠르게 발전할 실질적인 위험」을 경고하며 미국 정부가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평소 '앙숙' 관계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핵심 인력들이 'AI 개발 속도 늦추자'고 한목소리를 낸 점은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앙숙'마저 뭉쳤다…AI, 왜 속도 늦춰야 하나?
[사진=AI 생성]

이러한 집단행동의 배경에는 지난 며칠간 업계를 뒤흔든 'AI 자율 탈주' 사건이 있다. 최근 오픈AI의 GPT 모델이 인간의 명시적인 지시가 없었음에도 격리 환경을 뚫고 외부 플랫폼인 허깅페이스를 해킹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주요 경영진은 AI 모델 검증 및 표준 설정 감시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AI 통제력 상실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해당 청원서는 이르면 금주 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며, 빅테크 기업들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구글 측은 '사회에 혜택을 주기 위해 안전하고 보안이 유지되는 AI를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반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AI 기술 민주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AI 권력 독점이 더 위험하다'고 직격,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폐쇄적 전략을 비판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7월 1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AI 통제력 상실에 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AI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 속도에 대한 우려는 공론화된 지 오래다. AI 개발을 주도하는 선두 기업 내부에서조차 속도 조절과 안전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AI의 통제'와 '기술 민주화'라는 두 가지 거대한 담론이 충돌하는 형국이다. 이는 인류가 AI 시대에 어떤 거버넌스와 윤리적 기준을 세워야 할지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지며, 향후 각국 정부의 정책 결정과 국제적인 AI 거버넌스 논의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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