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인텔, 스타트업에 x86 칩 기술 첫 개방

인텔이 자체 프로세서 핵심 기술 일부를 신생 반도체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술 제공 대상은 올해 설립된 로세이크랩스(RosaicLabs)로, 최고경영자(CEO)인 립부 탄 인텔 CEO와 스타트업 경영진이 오랜 기간 함께 투자 활동을 해온 인연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이 그동안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온 x86 아키텍처 기반 기술을 외부 기업에 사실상 개방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AI 시대에 맞춘 전략 변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 인텔, 로세이크랩스에 프로세서 핵심 기술 제공

3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설립된 반도체 스타트업 로세이크랩스에 자사 프로세서 기술 일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인텔은 관련 사실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지만, 로이터가 확인한 회사 설립 문서와 관계자 증언을 통해 기술 제공 사실이 알려졌다.

로세이크랩스는 올해 5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아직 공식 홈페이지나 링크드인 프로필도 공개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비공개 반도체 스타트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 립부 탄과 CEO, 오랜 투자 파트너

로세이크랩스의 CEO는 반도체 업계 경영자이자 벤처투자자인 아마르지트 길로 확인됐다.

길은 과거 립부 탄 CEO와 함께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보스(Rivos)의 창립팀을 구성한 핵심 인물이었다. 리보스는 지난해 메타가 인수했으며 당시 인텔도 인수를 추진했지만 메타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립부 탄은 리보스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다.

두 사람은 퀄컴이 인수한 CPU 스타트업 누비아(Nuvia)에도 초기 투자자로 함께 참여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술 라이선스 계약이 아니라 오랜 투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사된 전략적 협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인텔 핵심 '아톰 기술' 개방

인텔이 제공하는 기술은 아톰(Atom) 프로세서 기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톰은 인텔 x86 아키텍처 기반의 저전력 중앙처리장치(CPU)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이다. 소비전력이 낮고 발열이 적어 모바일 기기와 엣지컴퓨팅 장치에 주로 활용되는 제품군이다.

인텔은 그동안 x86 아키텍처나 아톰 기술을 외부 기업에 광범위하게 라이선스하지 않았다.

이번 사례는 인텔이 핵심 CPU 기술 일부를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보기 드문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
인텔[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RTL 코드까지 제공…맞춤형 칩 개발 가능

인텔은 로세이크랩스에 아톰 프로세서의 RTL(Register Transfer Level) 코드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RTL은 반도체 설계 과정에서 칩의 기능과 동작을 정의하는 핵심 설계 코드다.

업계에서는 RTL 코드 제공이 단순한 기술 사용 허가를 넘어 인텔의 지식재산(IP)에 대한 폭넓은 접근 권한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를 활용하면 고객사는 인텔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맞춤형 프로세서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RTL 코드 제공은 고객에게 상당한 수준의 설계 자유도를 부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 리보스 출신 인재 대거 합류

로세이크랩스 창립 멤버에는 리보스 출신 인력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보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던 아밋 파리크는 법인 설립 문서에 직접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립부 탄 CEO가 과거 함께 일했던 반도체 전문가들이 다시 모이면서 새로운 AI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 AI 시대 맞춘 인텔 전략 변화 주목

이번 협력은 립부 탄 체제 이후 인텔의 사업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됐다.

과거 인텔은 x86 생태계를 직접 통제하는 폐쇄적 전략을 유지해 왔다. 핵심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AI 반도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맞춤형 칩(Custom Chip)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핵심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방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엔비디아와 AMD, Arm 기반 프로세서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인텔 역시 x86 기술 활용 범위를 넓혀 생태계를 확대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됐다.

▲ 1천만달러 시드 투자 추진

로세이크랩스는 최근 델라웨어주에 수정 법인 서류를 제출하면서 자본 구조도 공개했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회사는 약 1천만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 유치를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또 투자자나 이사회 승인 없이 500만달러 미만의 자본지출을 집행할 수 있도록 내부 권한도 설정했다.

이는 연구개발 중심의 초기 반도체 스타트업이 신속하게 설계와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운영 자율성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됐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정치/사회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