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세우타 난민 급증에 EU 균열…이탈리아, 스페인 자유이동 중단

이탈리아가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주민 유입 사태를 계기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체제 적용을 스페인에 한해 중단하는 초강수를 꺼냈다. 해상·항공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프랑스와의 육상 국경 검문도 확대하며 불법 이민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조치는 EU 통합의 핵심 원칙인 자유 이동보다 국가 안보와 국경 통제를 우선한 사례로 평가되며, 유럽 내 이민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연합뉴스제공]
[연합뉴스제공]

▲ 스페인 대상 솅겐 적용 중단…출입국 절차 강화

이탈리아 내무부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페인과의 해상 및 항공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스페인에 대해서만 솅겐 협정 적용을 사실상 중단하는 조치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양국을 오가는 항공기와 선박 이용객들은 기존과 달리 강화된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솅겐 협정은 유럽 29개국 사이에서 여권 검사 등 국경 통과 절차를 면제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원칙에 예외를 둔 이례적인 대응으로 평가됐다.

▲ 프랑스 국경 검문도 확대…우회 유입 차단

이탈리아 정부는 프랑스와 맞닿은 육상 국경에서도 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스페인으로 유입된 이주민들이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이동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직접 육상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지만, 역내 자유 이동 체계를 활용한 우회 이동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경 통제를 다층적으로 강화해 불법 이민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제공]
[연합뉴스제공]

▲ 멜로니 "유럽 국경 안보에 실질적 위협"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세우타 상황과 관련해 국경 이동 제한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우타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충격적이며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이 유럽 국경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기관 회의 이후 국경과 시민 안전을 위한 특별 조치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스페인에 대한 솅겐 체제 적용 중단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 외교 갈등으로 번진 이민 문제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전날 스페인과의 솅겐 협정 적용 중단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마드리드 주재 이탈리아 대사를 초치해 해당 발언에 공식 항의했다.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이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외교 분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 세우타 덮친 대규모 이주민…EU 이민정책 시험대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맞댄 스페인령 세우타에는 최근 며칠 동안 수만 명의 이주민이 철책을 넘거나 바다를 헤엄쳐 국경을 넘으면서 대규모 혼란이 발생했다.

세우타 특별자치시 후안 헤수스 비바스 수반은 이날 오전 기준 이주민 수를 약 6만 명, 사망자를 34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세우타 전체 인구 약 8만5천 명의 70%를 넘는 규모였다.

세우타는 아프리카와 유럽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유럽 진입을 시도하는 이주민들의 집단 월경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이다. 이번 사태는 유럽 각국이 자유 이동 원칙과 국경 안보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선택할 것인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려놓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글로벌

정치/사회

기업/산업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