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총기 들고 사찰서 위협…도심으로 번진 위험
경남 진주의 한 사찰에서 모의총기를 이용해 관계자를 위협한 50대 남성이 경찰의 50㎞ 추격 끝에 구속됐다. 단순한 위협 행위에 그치지 않고 차량을 이용해 추가 피해를 내고 경찰까지 다치게 하면서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진주경찰서는 특수상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50분께 진주시 초전동의 한 사찰 주차장에서 길이 87㎝의 비비탄 모의총기를 들고 50대 사찰 관계자를 위협한 혐의를 받았다.
![[연합뉴스제공] [연합뉴스제공]](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102/64/1026423.jpg?width=1200)
[연합뉴스제공](Photo : A씨가 들고 있던 실제 총기)
그는 범행 직후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려 했으며, 이를 막아서던 또 다른 사찰 관계자를 차량으로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는 일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 50㎞ 도주에 실탄 대응…경찰관 5명까지 부상
경찰은 "이상한 사람이 차량에 탑승하라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의 도주로를 차단하는 등 약 50㎞에 걸친 추격전을 벌였다.
진주시 집현면 냉정교차로 인근에서 경찰이 차량의 도주로를 완전히 차단하자 A씨는 차량을 멈추지 않았고, 경찰은 공포탄 2발과 실탄 4발을 발사해 차량을 정지시켰다.
이어 경찰은 삼단봉으로 운전석 유리창을 깨뜨린 뒤 테이저건을 발사해 A씨를 제압·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5명이 다쳤고 경찰차 4대와 민간인 차량 1대가 파손됐다.
모의총기였지만 현장 대응이 실총을 전제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컸다. 실제 총기인지 여부를 현장에서 즉시 판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총기를 소지한 채 차량으로 도주하는 행위는 경찰과 시민 모두에게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됐다.
▲ 한 달 전 모의총기 구입…음주 상태에서 범행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사용한 모의총기는 비비탄을 발사하는 제품으로 확인됐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6%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특히 A씨가 범행 약 한 달 전 인터넷을 통해 모의총기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단순한 우발적 행동인지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됐다. 피해자들과는 범행 이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내와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겨 이미 입건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의총기를 구입하고 사찰까지 찾아간 경위가 무엇인지에 따라 범행의 성격과 위험성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 횡설수설하는 범행 동기…철저한 경위 규명 필요
현재 A씨는 사찰에 찾아간 이유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왜 모의총기를 미리 구입했는지, 사찰 관계자를 특정해 위협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모의총기 자체의 위험성뿐 아니라 음주와 차량 도주, 경찰과의 추격전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었던 사례였다. 특히 실제 총기와 외형이 유사한 모의총기가 범죄에 사용될 경우 현장 경찰의 대응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드러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와 사전 준비 여부를 명확히 규명하고, 피해자와 경찰관들의 추가 피해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단순한 주취 난동으로 사건을 축소하기보다 모의총기 구입부터 사찰 방문, 위협과 차량 돌진, 장거리 도주로 이어진 전 과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