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3.1% 성장에 그친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성장률마저 3%대로 떨어져 당분간 'L자형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3년·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2012~2016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5%로 예측됐다.
연도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5%로 저점을 찍은 후 내년 3.5%, 2014년 4.3%, 2015년 3.9%, 2016년 3.4%로 계속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예산정책처는 중기적으로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 경제의 저성장 등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빠른 수출여건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고용과 내수 증가세의 약화 등으로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예산정책처는 "이번 전망은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수행됐다"며 "유럽 재정위기의 재부각이 가장 큰 경기하강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제시한 전망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3.3%를 수정하지 않고 내년은 4.0%로 제시했으며, 2014년 4.3%, 2015년 4.5%, 2016년 4.5% 등으로 4%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내년부터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점차 개선되고 중국 등 신흥국 성장세도 비교적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17일 경제전망 수정치 발표에서 내년 성장률을 4.1%에서 3.4%로 대폭 하향조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20일 내년 성장률을 3.9%로 낮춰잡았다.
특히 IMF의 전망은 지난 6월 연례협의 당시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어서 곧 발표할 세계경제전망 수정에서는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산정책처는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도 낮아져 2012~2016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3.7%로 추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한 2007~2011년의 연평균 잠재성장률 3.9%에 비해 0.2%포인트 낮은 것으로, 향후 수년간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