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한국전력이 수익으로 금융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공공기관 가운데 부채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석탄공사와 한국철도공사의 부채도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부채는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면 국가 재정의 부담으로 연결돼 복지재정 소요 등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공기업 부채 해결을 위해 공공요금 현실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조세연구원 박진 공공기관연구센터장·최준욱 선임연구원 등은 22일 '공공기관 부채의 잠재적 위험성 분석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상환능력(자본잠식 여부, 이자보상비율), 동태적 지표(차입금 의존도 증가율, 이자보상비율 감소율), 정태적 지표(차입금 의존도, 만기구조 안전성, 단기차입금 상환능력, 외화유동성)를 평가 기준으로 삼 공기업의 최종 부채위험 상태를 재무 안정도를 기준으로 ▲매우 위험 ▲위험 ▲요주의 ▲안전 등 4단계로 구분했다.
평가 결과, 한국전력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철도공사가 '매우 위험' 상태였다.
한전은 2011년 현재 부채규모가 50조3000억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문제는 차입금 상환능력(이자보상비율)로, 영업이익이 적자를 낸 탓에 이자보상비율(-212%)이 2008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여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금융이자조차 갚지 못한 탓에 채무를 상환하려고 또 빚을 내야 하는 형편이다.
보고서는 "한전의 부채는 전력요금 규제 때문이다"며 "사용자가 응당 내야 할 요금을 물가 안정을 위해 낮춰 공기업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 규모 130조5000억원으로 1위인 LH는 이자보상비율이 610%로 영업이익으로 부채를 갚고 있어 '위험'으로 분류, 현금흐름 측면에서 한전이 훨씬 큰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공사는 만성적인 영업이익 적자에다 자본잠식까지 된 상태여서 개별 기업 차원에선 재무구조상 가장 위험하다. 하지만 부채 규모(1조4000억원)가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0.4%에 불과해 국가경제적으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이밖에 수도공사, 가스공사, 도로공사도 각종 요금이 동결돼 영업이익이 악화됐다.
보고서는 원가보상률이 낮은 공공요금은 공기업 부채로 이어져 부담을 미래 세대에 전가하는데다 낭비를 부추긴다고 비판하면서 위험 수위에 달한 공기업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요금 현실화가 우선이라고 권고했다.
또 소득분배 차원에서도 모든 국민에게 낮은 공공요금을 부과하는 것보다 제대로 요금을 책정하고서 저소득층을 배려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기업 부채 가운데 국가가 관리해야 할 부채와 공기업이 책임져야 할 부채를 분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회계 구분'도 주문했다.
국무총리실의 소관 부처 평가에 공기업 부채 관리를 추가하는 방안도 내놨다. 예컨대 한전의 부채문제는 지식경제부에, LH는 국토해양부 평가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