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타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발트해에 핵을 배치하는 등 러시아의 방어수단을 강화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두 국가의 나토 가입 시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더 많은 적대국을 갖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상군과 방공망을 강화하고 핀란드만에 상당한 해군력을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발트해에서 더는 핵 없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 균형은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 발트해 연안에는 러시아 역외영토(본토와 육로로 이어지지 않은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가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오늘까지 러시아는 그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러려고도 하지 않았다"라며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한다면, 이렇게 만든 것이 우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적 태도를 견지하며 그동안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론이 달라지면서 나토 가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핀란드와 스웨덴의 상황은 우크라이나와는 다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두 국가와는 우크라이나와 같이 영토 분쟁을 겪고 있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2008∼2012년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안보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안보 문제를 자문하며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날 메드베데프의 발언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가 인근 국가의 나토 가입 추진에 대해 내놓은 가장 구체적인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잉그리다 시모니테 리투아니아 총리는 "핵무기를 포함한 러시아의 위협은 새로울 게 없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아르비다스 아누사우스카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현지 매체에 "러시아는 이미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