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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5년만에 연합 대잠훈련, 지소미아 재활성화 논의 탄력 붙나

한국·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동해 공해상에서 5년 만에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들어갔다.

30일 해군에 따르면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을 포함한 3국 해상 전력이 독도에서 150㎞ 이상 떨어진 동해 공해상에서 대잠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동해 공해에서 일본과 인도적 수색구조훈련은 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독도에서 멀지 많은 공해상까지 일본 군함이 올라와 훈련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6천t급)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으로 가정하고 이를 탐지·추적하며 상호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북한이 지난 25, 28일에 이어 이번 훈련 전날인 29일 야간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도발에 나서면서 3국 해군은 경계 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훈련에 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해군 훈련
▲ 미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사진 상단, CVN)과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사진 하단, DDG)의 항해 모습. [연합뉴스 제공]

더욱이 대략적인 훈련 장소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페이스북에 노출하면서 북한이 잠수함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 만큼, 추가적 보안 조치를 강구하고 훈련을 하고 있다.

이른 아침 시작해 저녁까지 이어지는 훈련에서는 3국이 정보 공유를 전제로 하되 잠수함을 먼저 포착하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도 펼쳐질 전망이다.

훈련이 경쟁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논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탐지·추적을 바탕으로 하는 훈련인 만큼 선제 포착을 위한 일정한 경쟁은 있을 수 있다고 군 소식통이 전했다.

한미일은 2017년 4월 3일 북한의 SLBM 위협에 대응해 제주 남방 한일 중간수역 공해상에서 대잠전 훈련을 벌인 바 있다.

한국과 일본이 5년 만에 다시금 연합훈련에 나서는 것이지만, 여전히 민감한 기류도 감지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번 훈련 목적에 대해 한미 해군과의 협력 강화와 함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구현"을 제시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통상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으로,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를 그대로 차용했다.

한국 측이 훈련 목적으로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SLBM 능력 고도화 등 점증하는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북한 핵·미사일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것과 대비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훈련의 일차적 목적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 견제에 일본이 동조하는 의중도 있다는 점이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훈련 이후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활성화 논의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잠수함 탐지·추적은 물론 참가국 간 정보 공유를 토대로 하는 훈련인 만큼 군사 정보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전초 단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북한 탄도미사일 정보 공유 목적이고 이번 훈련은 잠수함 추적이어서 다소 결이 다르다"면서도 "이와 같은 정보 공유를 이어가면 지소미아 문제를 풀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