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일부 핵심 쟁점을 수정해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1일 합의했다.
국민의힘 이양수·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 같은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여야는 이태원특별법에 명시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구성과 활동 기간, 조사방식 등 주요 사항에 합의했다.
우선 특조위의 직권 조사 권한 및 압수수색 영장 청구권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특조위에 무소불위 권한을 부여한다'며 독소조항으로 지목하고 삭제를 요구해온 쟁점 사안으로, 민주당이 협상에서 여당 측 요구를 수용했다.
특조위 활동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게 한 현행 조항을 유지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활동기간을 최대 9개월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민주당이 요구한 활동 기간을 받아들였다.
특조위 구성은 위원장 1인을 여야가 협의해 정하고 여야가 4명씩 위원을 추천해 총 9명을 두도록 수정했다.
국회의장 추천 몫인 위원장을 여야 합의가 아닌 여야 협의로 정하게 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 위원회 운영이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위원장 주도로 이뤄지도록 국민의힘이 한발 양보한 것이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이태원특별법은 특조위를 구성해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재조사를 위해 특조위를 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을 앞둔 상태였다.
21대 국회에서 재표결을 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가 되기 때문에 민주당은 21대 임기 종료 전 재표결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조사위 구성 및 권한 등 내용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협의를 이어왔다.
여야는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수정 합의가 이뤄진 점을 긍정 평가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해줬고, 이태원특별법으로 오랜만에 협치의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또 야당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도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합의 처리가 안 되면) 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굉장히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 그래서 차라리 합의 처리가 좋겠다고 실리적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다만 채상병 특검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다른 쟁점 법안에 대해선 합의하지 못해 추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내일 본회의에 민주당 강행 법안이 올라오면 안 된다"고 밝혔고, 박 수석부대표는 "다른 법안은 추후 합의, 국회의장과의 대화 등 절차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