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미·일, JDI와 美 디스플레이 공장 추진

장선희 기자

-對中 의존도·안보 우려가 배경

미국과 일본이 일본 디스플레이 기업 재팬디스플레이(JDI)와 협력해 미국 내 디스플레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의 일환으로 논의되고 있다.

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미국 내 디스플레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JDI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약 13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고 니케이아시아가 먼저 보도했다.

이 계획은 군사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정부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중국 의존도 우려…미국 공급망 재편 움직임

이번 프로젝트 논의의 핵심 배경에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공급망의 중국 집중 현상이 있다.

최근 수년간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상당수 사업에서 밀려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군사 및 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디스플레이 기술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중국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생산 능력 점유율은 2023년 68%에서 2028년 7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이 공급망 재편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재팬디스플레이, 투자 기대감에 주가 급등

이 같은 협력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재팬디스플레이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9일 일본 증시에서 JDI 주가는 약 80% 급등하며 기업 가치는 약 1900억 엔(약 12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만 회사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실제로 추진될 경우 장기간 적자에 시달려 온 JDI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애플 OLED 전환 이후 장기 부진

재팬디스플레이는 2012년 일본 정부 주도로 소니, 도시바, 히타치의 디스플레이 사업부를 통합해 설립된 기업이다.

한때 LCD 패널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애플 아이폰의 주요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로도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애플이 스마트폰 화면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하고,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회사는 10년 이상 적자를 이어왔다.

최근 JDI는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애플워치용 OLED 패널 생산도 중단할 계획이다.

JDI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미·일 투자 협력 확대…원전 프로젝트도 논의

이번 디스플레이 공장 계획은 미·일 경제 협력 확대의 일부로 논의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현재 여러 투자 프로젝트를 협의 중이며, 그중에는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가 참여하는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사업은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 협정 과정에서 약속한 대규모 투자 계획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 기술 공급망 경쟁 속 전략적 협력 강화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단순한 산업 투자를 넘어 기술 패권 경쟁 속 공급망 동맹 강화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한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에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미국·일본 중심의 기술 협력 체계 구축이 추진될 경우 글로벌 전자 산업의 공급망 구조에도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프로젝트가 실제로 추진될지 여부와 투자 구조 등은 향후 양국 간 협상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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