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삼정KPMG 30대 회계사 연쇄 사망에 고용부 근로감독 착수… 주 80시간 노동 실태 조사

이겨레 기자

고용노동부가 대형 회계법인 삼정KPMG에서 발생한 30대 수석 회계사의 연쇄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전격적인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지난 3월 6일 현장 감사를 총괄하던 수석 회계사 A씨가 사망한 지 6일 만인 12일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었으며, 16일 당국은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감사 시즌 중 발생한 살인적인 장시간 근로와 초과근무 기록 은폐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전문직 청년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제공
삼정 KPMG 로고 ©연합뉴스 제공

▲ 감사 시즌 중 발생한 비극... 3개월 사이 수석 매니저 2명 사망

사실 확인 결과, 삼정KPMG에서는 최근 4개월 사이 유사한 직급의 30대 회계사 2명이 잇따라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5년 11월 22일 현장 감사를 이끌던 수석 매니저급 회계사가 사망한 데 이어, 올해 3월 6일에도 동일한 직급의 A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두 고인 모두 기업들의 정기 감사 보고서 제출 기한이 집중된 이른바 '감사 시즌'의 최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익명 직장인 포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고인이 업무 중 뇌출혈을 일으켰다는 증언과 함께, 동료의 죽음 앞에서도 업무를 중단할 수 없었던 참담한 현장 분위기가 폭로되면서 대중의 공분이 거세지고 있다.

▲ 주 80시간 노동과 시간 꺾기 의혹... 포괄임금제 악용 여부 쟁점

고용노동부의 이번 감독은 삼정KPMG 내에서 조직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의심되는 초과근무 은폐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현장 회계사들은 주당 80시간 이상의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법정 기준인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무 기록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못하도록 강요받았다는 이른바 '시간 꺾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사관들은 재량근로제와 탄력근로제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었는지, 그리고 포괄임금제를 빌미로 정당한 휴게시간과 휴일 규정을 무시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 금융당국 감사 강화와 현장 업무량 폭증의 인과관계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의 배경에 금융당국의 강화된 감사 감독 체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데이터 확인 결과, 최근 감사 품질에 대한 당국의 점검이 엄격해지면서 현장 회계사들이 작성해야 할 서류와 증빙 자료의 양이 과거 대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이 근무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감사인을 직접 점검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회계법인들이 소속 회계사들을 한계치까지 몰아붙이는 구조적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는 단순히 개별 법인의 위반 사례를 넘어, 회계업계 전반의 기형적인 노동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번지고 있다.

▲ 정부의 강력 단속 예고... 2026년 근로감독 체계 전면 개편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젊은 회계사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위반 사항에 대한 엄격한 단속을 약속했다.

권 차관은 과도한 장시간 근로 관행을 바로잡고 청년 전문직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삼정KPMG 조사를 시작으로 2026년 사업장 점검 계획을 전면 개편한다. 임금체불, 장시간 근로, 포괄임금제 악용이라는 '3대 불법 관행'에 초점을 맞춘 표적 단속으로 전환하여 산업 현장의 악습을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정KPMG#회계사 과로사#고용노동부 근로감독#포괄임금제#감사 시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