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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종료 이후에도 ‘고유가 후행 충격’…건설업 후폭풍 대비해야

이겨레 기자

중동 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건설업계에 미치는 고유가의 후행 효과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쟁의 직접적인 위협은 줄었으나, 고유가로 인한 비용 상승과 경기 둔화가 겹치는 '복합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쟁 끝나도 공사비 부담은 '진행형'…복합 충격 경고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경제금융연구실장은 20일 발표한 '이란 전쟁 이후 건설업의 지연된 충격과 우려' 보고서를 통해 건설업이 직면한 위기를 진단했다. 박 실장은 "현 국면에서 건설업은 다른 산업보다 충격이 늦게 가시화되는 반면, 그 파급효과는 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건설업을 금리, 경기, 자금조달 여건이 동시에 맞물려 돌아가는 거시경제 민감 산업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의 여파를 단순한 원가 상승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비용 증가와 수요 위축이 한꺼번에 덮치는 복합적인 위기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 자재비·물류비의 비대칭적 반영…중소 건설사 직격탄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공사비 상승 압력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될 가능성이다.

건설업은 철근, 레미콘 등 기초 자재는 물론이고 방수재, 도장재, 단열재 등 석유화학 계열 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를 갖고 있다.

국제유가의 충격은 단순히 에너지 비용 상승에 그치지 않고 장비 연료비, 운송비, 현장 운영비, 보험료 등 공사 원가 전반으로 확산된다.

호르무즈
[AFP/연합뉴스 제공]

특히 건설공사는 계약부터 실제 집행까지 시차가 길어 유가 상승분이 뒤늦게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 반대로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이미 오른 자재 단가와 물류비는 즉시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뚜렷해 업계의 고통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후행 효과는 고정가 계약 비중이 큰 민간 공사와 운송비 비중이 높은 토목 공사 현장에 더 큰 부담을 준다.

특히 단가 조정 여력이 부족한 중소 전문건설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할 수 있으며, 정비사업의 경우 늘어난 공사비를 분양가로 전가하지 못할 시 착공 연기나 설계 변경 등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현장
[연합뉴스 제공]

 해외건설 '기회와 위기' 공존… 선제적 제도 정비 필요

해외 건설 시장은 다소 복합적인 양상을 띨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중동 산유국의 재정 여력을 개선시켜 플랜트나 에너지 인프라 발주가 늘어나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산유국들이 확보한 자금이 대형 프로젝트 발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한 발주 지연과 공사 집행 차질이 우려된다. 운송·보험 비용의 상승과 현장 안전관리비 증가 등 부정적 요인이 기회 요인을 압도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결국 해외 시장에서도 단기적인 리스크 관리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실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민관의 공동 대응을 주문했다. 건설업계는 충격 최소화를 위해 공공과 민간 공사 전반의 계약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정부는 물가 변동 조정체계를 재점검해 제도 작동의 시차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질적인 비용 반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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