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6년 전 한국전쟁 당시 만들어진 비상법을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국방물자생산법(DPA) 발동과 함께 에너지 분야 5건의 대통령 각서를 발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1950년 9월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DPA는 국가 안보를 위해 민간 기업의 생산 능력을 정부가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이다. 당시 유엔군의 군수물자 보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이 현재 글로벌 에너지 위기 해결책으로 재등장한 셈이다.
5건의 대통령 각서에는 석유 생산 및 정제 시설 확충, 석탄 공급망 강화, 천연가스 송전 인프라 구축, 전력망 현대화 등이 포함됐다. 에너지부는 이를 통해 연방 자금을 민간 기업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DPA는 과거에도 비상시마다 발동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인공호흡기 대량 생산을 위해 활용됐고,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에너지 위기 때도 석유 생산 확대에 사용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에너지 독립은 타협할 수 없는 국가 안보 사안"이라며 "이란과의 조기 핵 합의를 통해 전쟁을 끝내고 에너지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참전 초기 군수물자 보급 문제에서 출발한 DPA가 현재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해결책으로 활용되는 역사적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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