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양극재 업계가 리튬 가격 반등으로 모처럼 활짝 웃으려던 순간, 중국발 '황산 쇼크'라는 예측 불허의 복병이 등장하며 공급망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kg당 10달러 수준이던 리튬 가격은 최근(2026년 4월) 20달러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반등을 시작한 리튬 가격은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짐바브웨가 리튬 원광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하며 공급이 축소된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는 국내 K-배터리 양극재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개선 기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극재 업계는 통상 원자재 투입 후 3개월 뒤 제품에 가격을 반영하는 '래깅 효과(Lagging Effect)' 덕분에, 반등한 리튬 가격이 올해 1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실적 발표를 앞둔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등 주요 양극재 기업들이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의 기대감은 주가에 반영돼, 양극재 3사로 불리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으며, 지난 1주일간 2차전지 관련 4개 종목이 국내 상장 ETF 수익률 상위 5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K-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황산 가격 폭등과 중국의 수출 중단 움직임입니다. 2025년 4월 kg당 32달러 수준이었던 황산 가격은 1년 만인 최근(2026년 4월) 113달러까지 치솟아 약 3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는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공급 불안과 중국이 5월부터 내수 확보를 위해 황산 수출을 사실상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촉발된 것입니다.
강미선 한국경제 증권부 기자는 "황산은 배터리 전구체 생산에 필수적인 '주연급 조연'이지만, 리튬처럼 판가 전가가 어려워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황산은 전구체(황산니켈,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등) 생산의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부자재입니다. 황산 가격 급등과 수출 중단은 전구체 생산 비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 미쳐 양극재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K-배터리 공급망의 높은 중국 의존도입니다. 특히 황산코발트와 황산망간 등 핵심 전구체 원료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70%를 넘어섭니다. 중국의 황산 수출 중단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 국내 K-배터리 공급망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숨겨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국내 제련업체인 고려아연과 LS MnM 등은 황산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국내 제련업체가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의 막대한 황산 수급을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생산 단가 역시 국제 가격 변동성을 흡수하며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단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배터리 업계는 리튬 가격 반등이라는 긍정적 흐름과 황산 쇼크라는 악재 속에서 고심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5월 중순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의 황산 수출 규제가 해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제 외교 관계가 특정 원자재의 공급망 안정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습니다. 강미선 기자와 전문가들은 "5월 황산 수출 변수와 미·중 정상회담 결과 등 앞으로의 추이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궁극적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자체 생산 역량 강화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리튬 가격 반등이라는 호재가 K-배터리 업계에 잠시나마 숨통을 트이게 했지만, 중국발 황산 수출 중단이라는 복병은 다시금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K-배터리 산업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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