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한국 1분기 GDP 성장률 1.69% 주요국 제치고 1위

음영태 기자

올해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강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694%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까지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 중국·인도네시아도 앞선 성장세

한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 흐름을 이어온 인도네시아(1.367%)와 중국(1.3%)보다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성장률이 1%를 넘은 국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 3개국뿐이었다.

이어 핀란드가 0.861%로 네 번째를 기록했고, 헝가리(0.805%), 스페인(0.614%), 에스토니아(0.581%), 미국(0.494%), 캐나다(0.4%) 등이 뒤를 이었다.

독일(0.334%), 코스타리카(0.279%), 벨기에(0.2%), 오스트리아(0.197%), 이탈리아(0.165%), 체코(0.153%), 네덜란드(0.051%), 포르투갈(0.022%) 등도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프랑스는 -0.005%로 소폭 역성장했고, 스웨덴(-0.21%), 리투아니아(-0.444%), 멕시코(-0.8%) 등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일랜드는 -2.014%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 지난해 부진 딛고 순위 급반등

한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61%에 머물며 한국은행 통계 기준 주요 41개국 가운데 38위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성장 순위가 급반등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수치 기준으로 한국이 최종적으로도 1위를 유지할 경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10년 1분기 이후 약 16년 만의 기록이 된다.

당시에는 세계 교역 회복과 함께 반도체·자동차 수출이 급증하며 한국 경제가 빠르게 반등했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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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가 성장 견인

이번 1분기 ‘깜짝 성장’ 역시 반도체 수출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1분기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5.1% 증가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하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7조2천억원, 37조6천억원 규모의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국내외 기관들 성장 전망 상향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이 발표되자 국내외 기관들도 잇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전날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0.7%포인트 높였다. 한국은행 역시 오는 28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이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 2분기 성장세 지속 여부는 변수

다만 2분기에도 한국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기저효과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1분기 성장률이 높았던 만큼 2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도 지난달 23일 “2분기에는 1분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 본격화 등이 겹치며 전기 대비 성장률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도 성장률이 1.174%로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지만, 2분기에는 -0.028%로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된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경우 연간 성장률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여부가 향후 한국 경제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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