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 저장 장치(ESS) 개발업체들이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용량을 설치하며 청정에너지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입증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와 전력 가격 변동성 확대가 이러한 성장세를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 1분기 신규 설치량 9.7GWh 달성…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견인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가 21일(현지 시각)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미국의 에너지 저장 장치 신규 설치량은 9.7기가와트시(GWh)에 달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이다.
이러한 기록적인 성장은 청정에너지 개발을 지연시키는 연방 정부의 규제 조치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32%나 급증한 수치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SEIA는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유발하는 데이터센터의 급증, 불안정한 전기 요금, 글로벌 가스 및 가스 터빈 공급망 차질 등이 ESS 수요를 강력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기술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수만 메가와트시(MWh) 규모의 저장 장치 조달 계약을 잇따라 발표한 바 있다.
▲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중심 정책… 청정에너지 개발 전방위 압박
이 같은 ESS 시장의 순항에도 불구하고 미국 청정에너지 산업 전반은 가혹한 정책적 전기(轉機)를 맞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 가스, 석탄, 원자력 등 전통적인 에너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 기조를 강화하면서, 태양광 및 배터리 산업은 관세 압박과 대형 프로젝트 승인 보류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태양광 및 ESS 프로젝트는 총 467개에 달하며, 이들 프로젝트는 향후 심각한 지연이나 취소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연방 정부의 인허가 병목 현상이 지속된다면 가정의 전기 요금은 계속 치솟을 것이며, AI 주도권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더욱 앞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 2030년까지 610GWh 추가 전망… 전력망 안정성 확보의 핵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보고서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에 610GWh 이상의 에너지 저장 용량이 추가로 도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대런 반트 호프(Darren Van't Hof) SEIA 회장 대행 겸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에 보여준 에너지 저장 장치의 놀라운 성과는 이 기술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를 증명한다"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에너지 저장 장치 확보는 연료 가격 충격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전기 요금을 낮추며, 전력망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1분기 전력회사급(Utility-scale) 대규모 설치는 텍사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주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 기간 설치된 대규모 ESS 용량의 70% 이상이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주에 집중되었다는 사실이다.
한편, 1분기 전체 설치량 중 전력회사급 프로젝트는 7.8GWh를 차지했으며, 상업 및 산업용 시스템은 648MWh, 주거용 시스템은 515MWh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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