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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IPO, ‘머스크 신화’에 베팅하는 시장

장선희 기자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는 단순한 우주기업 상장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시험하는 이벤트라는 평가가 나왔다.

공개된 증권신고서에는 일반 기업이었다면 상장에 부담이 될 만한 요소들이 적지 않지만, 시장은 여전히 머스크의 미래 비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 CEO는 오랜 기간 소셜미디어와 개인 브랜드를 활용해 ‘미래 산업의 개척자’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2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재무지표뿐 아니라 그의 비전과 서사에 반응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IPO 시장과 다른 양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 테슬라 성공 신화가 만든 시장 신뢰

머스크 CEO의 영향력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성공을 통해 더욱 강화됐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대중화하는 데 성공했고,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산업의 판도를 바꾸며 세계 최대 위성 발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스타링크(Starlink)는 글로벌 인터넷 연결망을 구축하며 스페이스X 매출 성장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이는 머스크의 경제적 영향력뿐 아니라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가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머스크 CEO의 ‘미래 산업 제국’ 확장 과정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인류를 다행성 종으로”…희망 메시지 전면 배치

스페이스X는 IPO 서류에서 “인류를 다행성(multiplanetary) 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우주 개척과 인류 의식의 확장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미래 비전을 적극 부각했다.

증권신고서에는 “의식의 빛”이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며, 화성 거주지를 묘사한 이미지까지 포함됐다. 이는 전통적 제조기업보다는 미래 기술 서사에 가까운 메시지라는 평가다.

스페이스X는 잠재 시장 규모(TAM)를 28조5,00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우주산업을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경제 프런티어”라고 규정했다.

▲ 대규모 적자와 계열사 거래는 부담 요인

반면 투자 리스크도 적지 않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 계열사 간 거래 규모는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스페이스X가 구매한 사이버트럭 규모만 1억3,100만달러에 달한다.

또 머스크 CEO가 AI 스타트업 xAI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스페이스X의 사업 구조는 더욱 복잡해졌다.

통합 기준 해당 기업군은 지난해 190억달러 매출을 기록했지만 약 50억달러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로켓 개발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이번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투자자들 “테슬라 초기 성공 재현 기대”

시장에서는 테슬라 초기 투자 성공 사례가 스페이스X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며 파산 위기까지 거론됐지만, 장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네어(Teslanaire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의 미래 산업 비전에 동참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스페이스X 투자자들 역시 단순히 테슬라 성공의 재현을 넘어 그 이상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페이스 x
[AFP/연합뉴스 제공]

▲ 머스크 CEO, 초의결권 통해 절대 지배력 확보

이번 IPO의 핵심 특징 중 하나는 머스크의 지배력 강화다.

머스크 CEO는 초의결권을 통해 스페이스X 의결권의 85%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현재 테슬라에서 확보하지 못한 절대적 경영권을 스페이스X에서는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010년 테슬라 상장 당시만 해도 시장은 전기차 스타트업의 생존 가능성 자체에 회의적이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현재와 같은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고, 창업자 지배구조 역시 제한적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머스크 CEO 장기 측근들이 이사회에 포진했고, 스페이스X는 ‘지배회사’ 지위를 통해 일부 나스닥 지배구조 규제를 면제받게 된다.

▲ 개인투자자 우대…‘머스크 팬덤’ 활용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주 가운데 약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배정되는 기존 IPO와 다른 방식이다.

머스크 CEO는 과거에도 “개인투자자를 우선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실제로 테슬라 IPO 당시에도 초기 차량 구매 고객에게 우선 청약 기회를 제공한 전례가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머스크 CEO를 지지하는 강력한 개인투자자 기반 형성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 보상안과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핵심 지지 세력 역할을 해왔다.

▲ 결국 핵심은 ‘머스크 프리미엄’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 IPO의 본질이 결국 ‘머스크 프리미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인 기업 가치 평가 기준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우주산업과 AI 산업이 미래 핵심 성장 분야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개인투자자 중심의 강한 팬덤 투자 문화가 IPO 흥행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가 성공할 경우 머스크 CEO가 단순 기업가를 넘어 글로벌 미래산업 투자 흐름 자체를 좌우하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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