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가 클라우드 데이터 기업 스노우플레이크와 대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컴퓨팅 인프라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 스노우플레이크, 5년간 60억달러 투자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노우플레이크는 향후 5년간 AWS 데이터센터 내 아마존의 자체 개발 칩 ‘그래비톤(Graviton)’ 사용을 위해 총 60억달러(약 9조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그래비톤은 AWS가 2018년 공개한 중앙처리장치(CPU) 계열 반도체다. CPU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자동차 시스템, 데이터센터 서버, AI 시스템 등 거의 모든 디지털 기기의 핵심 연산 장치 역할을 한다.
이번 계약으로 스노우플레이크는 AWS 내 CPU 기반 컴퓨팅 분야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로 올라서게 됐다.
▲ AI 에이전트 확산이 CPU 수요 자극
이번 계약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AI 에이전트’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에이전트는 인간 사용자를 대신해 다양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다.
단순 챗봇 수준을 넘어 일정 관리, 데이터 분석, 고객 응대, 프로그래밍 업무까지 수행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CPU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여러 연산 작업을 순차적으로 조정하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프로세서 자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GPU 중심이던 AI 반도체 경쟁이 CPU 영역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AWS 자체칩 전략 강화
AWS는 이미 AI 모델 학습과 실행을 위한 맞춤형 칩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그래비톤 같은 자체 CPU까지 확대하면서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그래비톤 주요 고객으로는 메타와 애플 등이 포함돼 있다.
스노우플레이크까지 대규모 계약에 합류하면서 AWS의 자체칩 생태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단순 서버 임대에서 벗어나 반도체 설계와 AI 인프라까지 직접 장악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 스노우플레이크 주가 급등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계약 발표 이후 스노우플레이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35%까지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AI 인프라 확대와 데이터 처리 시장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15년 AWS 플랫폼 기반으로 설립된 이후 아마존과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현재 고객사는 약 1만4천곳에 달하며, 광고·리워드 플랫폼 ‘페치(Fetch)’와 AI 분석 플랫폼 ‘헥스(Hex)’ 등도 포함돼 있다.
▲ CPU 기업들 수혜 확대 전망
AI 에이전트 시장 확대는 반도체 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텔과 AMD, ARM홀딩스 등 CPU 제조업체들은 최근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초기에는 GPU가 핵심이었다면,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CPU와 메모리, 네트워크 인프라 등 전체 시스템 수요가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실제 산업 현장과 기업 업무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 빅테크 AI 인프라 경쟁 격화
이번 계약은 AI 경쟁이 단순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인프라와 반도체 주도권 경쟁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모델뿐 아니라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까지 직접 구축하며 생태계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안정적인 연산 능력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