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글로벌 AI 업계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오픈AI, 스페이스X와 함께 초대형 상장을 준비하는 가운데, AI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기술 개발을 넘어 자본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의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차세대 AI 산업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AI 업계 'IPO 빅뱅' 예고
앤트로픽은 1일(현지시간) IPO를 위한 비공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보도했다.
시장 상황과 기타 요인을 고려해 최종 상장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가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번 IPO는 AI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 경쟁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다음 주 사상 최대 규모 IPO를 추진 중이며, 오픈AI 역시 상장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들은 앤트로픽과 오픈AI 가운데 먼저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AI 산업의 표준을 정의하고 대규모 투자 자금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결국 기술 경쟁뿐 아니라 투자자 신뢰 확보와 자본 조달 능력까지 기업 가치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 '챗GPT 대항마'에서 선두주자로 부상
앤트로픽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오픈AI를 추격하는 후발주자로 평가받았다.
2021년 오픈AI 출신 연구진들이 설립한 앤트로픽은 한동안 챗GPT의 인지도와 시장 영향력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가 실리콘밸리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고성능 AI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5'가 출시된 이후 개발자와 AI 전문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어 비개발자 대상 협업 도구인 '클로드 코워커(Claude Cowork)'까지 선보이면서 사용자층 확대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앤트로픽이 단순한 후발주자가 아닌 오픈AI의 실질적인 경쟁자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 기업 시장 집중 전략 통했다
앤트로픽의 성장 배경에는 명확한 사업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오픈AI가 영상 생성 AI '소라(Sora)'와 로봇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반면, 앤트로픽은 기업 고객 중심 AI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
기업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AI 도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업 고객들은 일반 소비자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이 높다.
이는 AI 산업이 소비자 서비스 중심 경쟁에서 기업용 AI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기업가치 1조 달러 눈앞…폭발적 성장세
앤트로픽은 올해 5월 그리녹스, 드라고니어, 알티미터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 등으로부터 6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로 평가받으며 사실상 1조 달러 기업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매출 성장도 가파르다. 회사는 연간 환산 매출(Run-rate)이 47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말 90억 달러 수준에서 1년이 채 되지 않아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AI 시장 확대와 기업 수요 증가가 실적 성장으로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상장 이후에도 과제 산적
다만 앤트로픽의 미래가 장밋빛 전망만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다.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컴퓨팅 자원이 부족해 서비스 장애와 이용 제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대규모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지만, 막대한 인프라 투자 부담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또한 AI 도입 열풍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기업들이 최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지출 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AI 활용 확대 과정에서 예상보다 높은 컴퓨팅 비용이 발생하면서 기업들의 투자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앤트로픽뿐 아니라 오픈AI 등 AI 기업 전반의 성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 정치적 리스크도 부담
앤트로픽은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법적 갈등이라는 또 다른 리스크에도 직면해 있다.
회사는 국방부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고 정부 기관의 모델 사용이 제한되자 지난 3월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연방법원은 일부 행정 조치에 대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지만, 정부 측이 항소하면서 법적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정부 계약과 공공부문 사업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변수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의 IPO가 단순한 상장 이벤트를 넘어 AI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와 오픈AI까지 증시에 입성할 경우 올해는 글로벌 IPO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AI 산업으로 유입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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