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기도 기초단체장 권력 지도 4년 만에 재편, 민주당 19곳 석권하며 도심권 장악

김영 기자
경기도 기초단체장 권력 지도 4년 만에 재편, 민주당 19곳 석권하며 도심권 장악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1개 시·군 중 19곳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강세 지역과 일부 도심을 포함해 12개 지역을 사수하며 수도권 방어선을 형성하는 데 그쳤다. 4년 전 국민의힘이 22곳을 휩쓸었던 지형은 이번 선거를 통해 완전히 뒤바뀌며 지역 정치권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 내 주요 거점 도시를 대거 확보하며 지방 행정의 주도권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경기지역 31개 시·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9개 지역에서 당선인을 배출하며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는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이 22곳, 민주당이 9곳에서 승리했던 결과와 정반대의 양상으로 흐른 결과다. 경기도 전역의 정치적 지형이 불과 4년 만에 급격한 반전을 맞이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도권의 핵심인 주요 도심 지역은 민주당의 거센 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재편되었다. 민주당은 수원, 화성, 평택, 안양 등 남부권 핵심 도시를 비롯해 고양과 파주 등 북부권 대도시에서도 승전보를 울렸다. 이들 지역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상징성이 큰 곳으로, 민주당은 이번 승리를 통해 도정 운영의 강력한 동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도심 유권자들의 표심이 대거 민주당으로 쏠리면서 경기권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텃밭인 경기 북부 농촌 지역과 일부 전략적 요충지를 지켜내며 완패를 면했다. 포천, 양평, 여주, 동두천, 가평, 연천 등 보수 성향이 짙은 농촌 지역은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며 당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또한 용인, 의왕, 과천 등 일부 도심권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격전지에서 발휘된 국민의힘의 뒷심은 수도권 방어선을 구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의 행정적 특수성을 지닌 '특례시' 4곳의 향방도 민주당의 우세로 결론이 났다. 수원시의 이재준, 화성시의 정명근, 고양시의 민경선 당선인이 민주당의 깃발을 꽂으며 3개 특례시를 장악하는 성과를 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용인시에서 이상일 당선인이 생환하며 특례시 중 단 1곳만을 차지하는 데 머물렀다. 특례시는 자치 권한이 크고 상징성이 높은 만큼, 이번 결과가 향후 경기도 내 자치 행정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시장과 군수들의 연임 도전 결과는 지역별 민심의 냉혹한 평가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현직 단체장 29명 중 생환에 성공한 인물은 총 19명으로 집계되었다. 이재준 수원시장, 이상일 용인시장, 정명근 화성시장, 신상진 성남시장 등은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얻어 시정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하지만 김병수 김포시장을 포함한 나머지 10명의 현직 단체장은 주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연임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의 승리는 도심권 유권자들의 행정 효율성과 정책 변화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도심 지역에서 나타난 민심의 흐름은 기존 지방 행정에 대한 심판과 새로운 대안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규모 신도시가 밀집한 지역일수록 민주당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젊은 층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경기도 내 각종 개발 정책과 복지 사업의 방향성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확보한 12개 지역은 보수 진영의 결집력이 여전히 견고함을 입증하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북부 농촌 지역과 일부 강남 인접 도심에서의 승리는 시장 질서와 법치를 중시하는 유권자층의 지지가 건재함을 증명했다. 비록 전체적인 수치에서는 밀렸으나, 전략적 요충지를 수성함으로써 향후 지방의회와의 협치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유지했다. 이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치적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특정 정당의 일방적인 지지라기보다 지역별 현안에 따른 맞춤형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이번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는 도심과 농촌 간의 뚜렷한 표심 분리와 더불어 현직 단체장의 성과에 대한 엄중한 평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정당 지지율에 의존하기보다 지역 내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를 찾는 유권자들의 실용주의적 태도가 투영되었다는 시각이다. 이러한 기계적 중립성에 기반한 해석은 이번 선거가 주는 다층적인 의미를 시사한다.

향후 경기도의 지방 자치는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이끄는 도심권과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이 지키는 농촌권 사이의 협력과 갈등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과 농촌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광역 교통망 확충이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두고 치열한 정책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새로 선출된 당선인들은 정당의 논리를 넘어 지역 주민의 실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정력을 보여주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31개 시·군의 행정 수장들이 그려갈 새로운 경기도의 모습에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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