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세훈, 0.6%p 차 극적 역전으로 사상 첫 '5선 서울시장' 금자탑

김영 기자
오세훈, 0.6%p 차 극적 역전으로 사상 첫 '5선 서울시장' 금자탑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올랐다. 개표율 97.70% 상황에서 오 후보는 48.94%를 득표해 정 후보를 3만 359표 차로 따돌리며 승리를 확정했다. 지상파 출구조사의 열세를 뒤집은 대역전극이자 서울 시정 사상 유례없는 대기록이다.

오세훈 후보는 개표 막판까지 이어진 초접전 끝에 정원오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후보는 4일 오전 9시 30분 기준 48.9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8.34%에 그친 정 후보를 0.60%포인트 차로 앞섰다. 공식적인 당선 확인 보도 전 정 후보가 패배를 선언하면서 오 후보의 승리는 사실상 공식화되었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는 오 후보에게 절망적인 수준이었다. 당시 출구조사에서 오 후보는 46.0%를 얻어 51.4%를 기록한 정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초반 역시 정 후보가 큰 격차로 앞서가며 패색이 짙었으나, 자정을 넘기며 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기 시작했다.

강남 3구와 한강벨트의 강력한 지지세가 새벽 시간대 대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 후보는 서초·강남·송파를 비롯해 용산, 동작, 광진, 마포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 10개 구에서 승기를 잡았다. 특히 유권자가 가장 많은 송파구에서 투표용지 부족 논란으로 개표가 지연된 것이 막판 역전과 굳히기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정원오 후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15개 구에서 우세를 점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오 후보가 보수 텃밭인 강남 3구에서 구별로 10만 표 안팎의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면서 전체 득표수에서 전세를 뒤집었다. 이는 서울 유권자들이 시정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연속성에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승리로 오세훈 후보는 2006년 첫 당선 이후 사상 최초의 5선 서울시장이라는 정치적 금자탑을 쌓았다. 오 후보는 2010년 재선 성공 후 무상급식 주민투표 책임으로 중도 사퇴하며 긴 정치적 공백기를 가졌으나, 2021년 보궐선거와 2022년 지방선거를 거쳐 이번에도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10년의 공백을 딛고 일어선 오 후보의 정치적 생명력은 이번 선거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선거 과정에서 오 후보는 당의 조직력보다는 자신의 시정 성과와 인지도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취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오 후보는 '시작된 변화, 압도적 완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4년만 더 기회를 달라"며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인물론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상대 후보인 정원오 후보를 향해서는 행정 경험 부족과 과거 논란을 정조준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를 초보운전자의 연습 코스로 만들 수 없다"며 여당 프리미엄을 업고 출마한 정 후보의 실무 능력을 비판했다. 선거 막판 발생한 GTX 삼성역 철근 누락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등의 악재 속에서도 책임론보다는 대안론을 강조하며 보수층을 결집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2031년까지 주택 31만 호를 공급하는 대규모 부동산 대책과 '신통기획' 시즌2를 제시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심야 및 새벽 버스 증편과 광역교통망 확충을 약속했으며, 복지 측면에서는 집 근처 10분 이내 운동 시설을 갖춘 '10분 운세권' 조성을 공언했다. 이러한 구체적인 생활 밀착형 정책들이 중도층의 표심을 일부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쇄신 부족과 현직 시장으로서의 안전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정 후보 측은 선거 기간 내내 "현 시장 체제에서의 안전 불감증이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기계적 중립 측면에서 볼 때, 오 후보의 승리는 시정 성과에 대한 신뢰와 여권 발 심판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은 결과다.

정원오 후보는 패배가 확실시되자 "당선된 오세훈 후보에게 축하를 보내며, 시민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후보는 이번 승리를 통해 서울시정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동시에 야권 내 대선 주자급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5선 시장으로서 그가 보여줄 향후 행보는 차기 대권 가도와도 직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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