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젠슨 황, 잠실 마운드 선다… 엔비디아·두산 ‘피지컬 AI’ 혈맹 공식화

이성경 기자
젠슨 황, 잠실 마운드 선다… 엔비디아·두산 ‘피지컬 AI’ 혈맹 공식화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나서며 두산그룹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대외에 공표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시타로 화답하며, 양사 정상은 이 자리에서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과 한국의 제조·로봇 기술력이 결합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세계적 흐름을 주도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에 올라 두산그룹과의 '미래 기술 동맹'을 공식화한다. 오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되는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황 CEO는 시구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시타를 맡아 양사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황 CEO가 한국 프로야구 관람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두산 측에 직접 전달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설립된 1993년을 상징하는 등번호 93번 유니폼을 착용하고 한국 야구팬들 앞에 서게 된다. 이에 맞서 타석에 들어서는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모태가 세워진 1896년을 의미하는 96번을 등에 새기고 황 CEO의 공을 맞이한다. 대만 타이난 출신으로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한 황 CEO는 평소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 왔으며, 이미 미국 MLB와 대만 프로야구에서도 시구자로 나선 바 있다.

경기장 내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는 양사 수뇌부가 참석하는 고위급 비즈니스 회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김도원 두산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이 동행하여 로보틱스 및 피지컬 AI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눈다. 양측은 이미 구축된 공급망 체계를 넘어 차세대 지능형 로봇 플랫폼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조율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 두산은 그간 반도체 소재와 에너지 장비 분야에서 견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시장 효율성을 극대화해 왔다. ㈜두산 전자BG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을 공급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수주가 미국 시장에서 확대되는 등 에너지 인프라 측면에서의 협력도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양사의 협력 지평은 최근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라는 미래 먹거리 분야로 급격히 확장되는 추세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보유한 하드웨어 경쟁력은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인프라와 결합하여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최적의 조합으로 평가받는다. 황 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한국 기업과의 만찬에서 "한국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며 그 핵심 분야로 로보틱스를 직접 지목하여 향후 행보에 힘을 실었다.

기술 협력의 실무적 로드맵은 이미 구체화 단계에 진입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가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피지컬 AI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양사는 두산의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와 엔비디아의 AI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연계하여 내년 중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시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징적 이벤트가 실제 대규모 투자 집행이나 즉각적인 경영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신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과의 결속이 가져올 수 있는 전략적 리스크와 기술 유출 가능성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잠실 구장에서의 만남은 양사의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이나, 결국 시장은 기술 구현의 완성도와 수익성이라는 냉정한 지표로 평가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구 행사는 엔비디아의 연산 능력과 두산의 제조 기술이 결합하는 'AI 제조 강국'으로의 도약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피지컬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도입되면 생산 공정의 지능화와 효율성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잠실 마운드에서 시작된 두 기업의 협업이 글로벌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지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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