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잠실 시위 닷새, 60대 '성조기 물결'…'부정선거' 혼탁

고진아 기자

닷새째를 맞은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은 초기 2030 젊은층의 '재선거' 외침이 사라지고 60대 이상 고령층이 주축이 되어 성조기가 물결을 이루는 '부정선거' 주장으로 뒤덮이며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였다.

오후 5시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2천여 명이 집결했다. 시위 주축은 전날까지 2030 젊은층이었으나, 고령층이 눈에 띄게 많아지면서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 기준 올림픽공원 내 60대 이상 인구가 24.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부 고령 참가자는 ROTC 모자를 착용하기도 했다.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며 태극기만 들도록 유도했던 '성조기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이날은 깃발 3개 중 1개꼴로 성조기가 급증했으며, 'Stop the steal' 등 부정선거 주장이 등장하며 시위의 정치색이 점차 짙어지는 모습이었다.

오후 4시 20분께, 현 정부 비난 구호 현수막이 적힌 버스가 시위 현장에 진입하려다 청년 참가자들의 「정치를 개입하지 말라」는 강한 제지로 퇴장하는 등 내부 갈등도 표출됐다. 현장에서는 '재투표' 구호를 외치던 여성 참가자에게 「저런 X은 집에 가야 한다」며 욕설을 퍼붓는 중장년층의 모습도 목격돼 시위대의 분열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잠실 시위 닷새, 60대 '성조기 물결'…'부정선거' 혼탁
[사진=연합뉴스]

시위가 과열되면서 경찰청은 시위 출동 경찰관에 대한 억측과 명예 훼손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자유통일당은 9일 「중국 국적 경찰 직무자 현황 실태」 정보공개 청구를 예고하며 경찰과의 갈등을 예고했다. 또한, 핸드볼경기장 진입 통제로 인한 마찰이 빈번했으며, 현장 취재 중이던 대만 언론사 기자가 일부 시위대에게 '중국X 대만방송사'라는 구호와 함께 중국 기자로 오인되어 제지당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 같은 혼탁은 대학가로도 확산되었다. 서울대에서는 보수 성향 학생단체인 트루스포럼이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부정선거 주장을 둘러싼 학내 공방이 벌어졌다. 이에 반대하는 대자보가 연이어 붙는 등 논란이 증폭되며 시위의 파장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단순한 선거 규탄을 넘어선 정치적 이념 대결 양상으로 변질되며 사회 전반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경찰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정보공개 청구와 학내 공방 등이 예고되어 있어, 이번 시위의 혼란과 파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위의 본질적 목적이 희석되고 혼탁 양상이 심화되는 상황은 우리 사회의 깊은 분열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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