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텔(Intel)이 대형 고객사 확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주가 급등 이면에는 지난 10여 년간 누적된 기술적 실패와 제조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트럼프 지원 속 인텔 주가 급등
인텔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최근 인텔(Intel)이 대형 고객사 확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주가 급등 이면에는 지난 10여 년간 누적된 기술적 실패와 제조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트럼프 지원 속 인텔 주가 급등
인텔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2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 시절 미국 반도체 제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인텔에 지원될 예정이었던 자금을 지분 투자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는 인텔 지분 10%를 확보했고, 시장은 이를 강력한 정책 지원 신호로 받아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정부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서 인텔과 협력하는 것이 정치적·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도 확산됐다.
▲ 엔비디아·구글·애플까지 협력 행렬
이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협력 발표가 잇따랐다.
엔비디아(Nvidia)는 50억 달러 규모 투자와 함께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협력을 약속했다. 이어 올해 4월 구글도 CPU 및 인공지능(AI) 칩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프로젝트에 인텔을 참여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애플이 인텔과 칩 설계 및 생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호재가 이어지면서 인텔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550% 이상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 립부 탄 체제에서 변화 시작
지난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립부 탄(Lip-Bu Tan)은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인텔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과거 팻 겔싱어 전 CEO가 인텔의 상황을 "진흙탕(mud hole)"에 비유할 정도로 회사는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최근에는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재의 성과만으로 인텔이 기술적 난관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18A 공정, 기술적 성과와 수익성은 별개
최근 인텔은 차세대 제조 기술인 '18A 공정' 기반 반도체 출하를 시작했다.
18A 공정은 겔싱어 전 CEO 재임 시절부터 개발된 핵심 기술로,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들이 TSMC 생산시설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의 기술 경쟁력 회복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 개발 성공과 사업적 성공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 관건은 수율 확보
반도체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수율(Yield)'이다.
수율은 실리콘 웨이퍼에서 실제로 정상 작동하는 칩을 얼마나 많이 생산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새로운 공정은 연구소 단계에서는 성공할 수 있지만, 대규모 양산 과정에서 높은 수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 원가가 급격히 상승한다. 결국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현재 시장은 인텔의 18A 공정이 바로 이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 CFO도 인정한 수익성 과제
인텔은 18A 공정의 구체적인 수율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는 최근 투자자 행사에서 현재 수율 수준이 아직 회사 전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18A 공정이 기술적으로는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아직 재무적 성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대형 고객 계약도 아직은 불확실
엔비디아, 구글, 애플과의 협력 발표 역시 장기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의 칩을 경제성 있는 비용으로 생산하지 못한다면 해당 계약들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연결되기 어렵다.
결국 협력 계약 자체보다 안정적인 양산 능력 확보가 더 중요한 변수라는 분석이다.
▲ TSMC 대안 공급망 수요는 기회
인텔이 기대를 걸 수 있는 부분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TSMC 의존도를 줄이길 원한다는 점이다.
현재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갖춘 기업은 사실상 TSMC와 삼성전자, 그리고 인텔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주요 칩 설계 기업들이 수년 동안 인텔 파운드리 활용을 검토해 왔음에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제한적이다.
실제로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1분기 약 54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지만 24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 차세대 공정 개발은 순항 주장
인텔 경영진은 제조 경쟁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주 성능이 향상된 18A 공정 버전이 위험 생산(Risk Production)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량 생산에 한 단계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또한 차세대 기술인 14A 공정 개발 역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AI 시대 수혜 기대감 확대
일부 월가 투자자들은 인텔의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비벡 아리아(Vivek Arya)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인텔 투자 의견을 '비중축소(Underperform)'에서 '매수(Buy)'로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그는 외부 고객 확보 확대, 제조 기술 발전,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CPU 수요 증가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AI 에이전트는 기존 AI 서비스보다 CPU 사용량이 많아 인텔의 핵심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반복된 약속 실패의 역사
반면 투자자들이 쉽게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도 분명하다.
2015년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전 CEO는 당시 최첨단 기술이었던 10나노미터 공정을 2년 안에 양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실제 대량 생산은 2019년에야 가능해졌고, 그 사이 TSMC가 첨단 공정 분야에서 인텔을 추월했다.
이후 7나노미터 공정 개발마저 지연되면서 인텔의 기술 경쟁력 약화는 더욱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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