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수일간의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평화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협상에 참여한 국가들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측은 교전 중단과 함께 외교적 협상을 다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합의는 중동 지역 긴장 완화와 국제 원유 공급망 안정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 호르무즈 해협 긴장 완화가 최대 과제
이번 충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대이란 관계 개선과 핵 프로그램 협상을 크게 흔들었다.
양측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는 동안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합의 이후 상선들이 다시 자유롭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카타르에서 정상급 협상 추진
미국은 카타르 도하에서 이란과 정상급 협상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번 주 초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협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 보장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 호르무즈 통제권 둘러싼 입장차 지속
양측이 교전 중단에 합의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권한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란은 해협의 해상교통 정상화와 운영 책임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해협의 관리와 선박 운항 정상화는 전적으로 이란의 권한이라고 강조하며 다른 국가에는 해당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국제 해상교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특정 국가가 통제해서는 안 되며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 충돌 계기는 항로 갈등
최근 무력 충돌은 이란이 오만 연안을 따라 운항하던 선박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이 지원하는 기존 항로 대신 자국 연안을 따라 항해할 것을 요구해 왔으며 이를 둘러싼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스위스에서 핵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호르무즈 해협 충돌이 격화되면서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 핵 협상은 후속 단계로 미뤄져
이번 잠정 합의는 우선 해협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란 핵 프로그램과 같은 민감한 사안은 후속 협상 단계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공급망 안정이 우선 과제로 설정되면서 핵 협상은 보다 장기적인 협상 의제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 미국 "국제 해상교통 공격 용납 못해"
미국은 추가적인 선박 공격에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란이 국제 선박이나 미군 기지를 다시 공격할 경우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이란은 컨테이너선과 카타르산 원유를 운송하던 유조선을 공격했으며 미국은 이에 대응해 해협 인근 이란의 통신시설과 드론·미사일 기지를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을 대상으로 추가 공격을 감행하며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호르무즈 해협(Photo :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세계 에너지 공급망 불안 여전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이번 사태는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쟁 초기 이란의 선박 공격으로 사실상 해협 기능이 크게 위축됐으며 미국은 군함을 동원해 일부 상선을 호위했지만 전쟁 이전 수준의 운항량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미국이 해협 인근 군사시설을 반복적으로 공격했음에도 이란은 필요할 경우 선박 공격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 트럼프 "필요하면 군사행동 확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며 필요할 경우 군사적으로 작전을 완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협상 재개와 별개로 미국이 군사적 압박도 병행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 해상안보 위협 수준도 상향
미국과 영국이 공동 운영하는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최근 상선 공격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안보 위협 수준을 '상당(Substantial)'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란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전문가회의 역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