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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 충격파에 이란 세계유산 11곳 파괴… '문화유산 금지' 국제 규범 붕괴

중동 전쟁의 포화 속, 인류 공동의 유산이 무자비한 공습의 충격파에 붕괴하는 비극이 ‘페르시아의 후예’ 이란에서 벌어지며 국제 규범마저 무너졌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2026년 3월 하순,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 여파로 이란 내 유네스코 세계유산 27건 중 11곳의 문화유적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월 30일 보도했다. 피해 지역은 이스파한과 테헤란 일대에 집중되었으며, 이스파한의 나크쉐자한 광장과 주청사에서 불과 2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체헬 소툰 궁전, 그리고 탈라레 아슈라프 등이 포함됐다. 특히 수도 테헤란의 골레스탄 궁전도 충격파로 인한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직접적인 폭격이 아닌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공습의 충격파로 1km 이내의 유적지들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이번 유적지 파괴는 1954년 헤이그 협약 등 ‘문화유산 타격 금지’라는 국제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로 지목된다. 유네스코는 위성을 통해 7개 유적지의 피해를 검증하고도 폭격 이후에야 ‘분쟁 당사자’에 좌표를 공유했음을 밝혀 사전 보호 노력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스라엘은 ‘군사 목표만 표적’이라 주장했고, 미 백악관 애나 켈리 대변인은 ‘핵무기 비보유 목표’에 집중했다고 해명했으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공습 충격파에 이란 세계유산 11곳 파괴… '문화유산 금지' 국제 규범 붕괴
[사진=연합뉴스]

전 미 공군 전문가 웨스 브라이언트는 과거 미군이 문화유산 주변을 폭격 목표에서 제외하는 신중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동 고고학 전문가 8명은 이번 사태를 두고 ‘미군의 표적 선정 방식 변화’를 지적하며,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변질되었음을 우려했다. 미 텍사스대 스테판니 멀더 교수는 「이라크 전쟁의 황금기처럼 느껴진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모든 규제가 풀려버린 지금 상황」이라며 개탄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무관심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란의 문명 전체가 멸망할 것」이라 위협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인식이 과거 20년간 다른 분쟁들과 비교해 크게 퇴보했음을 암시했다. 골레스탄 궁전 직원의 절망적인 증언은 문화유산 파괴가 남긴 깊은 상처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인류 공동의 역사와 가치를 파괴하는 행위는 단순한 전쟁 범죄를 넘어선 비극이다. 국제사회는 이란 문화유산 파괴를 강력히 규탄하고, 유사한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과 국제 규범 준수를 촉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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