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법무 인력 없는 중소·중견기업이 4곳 중 3곳에 달하는 충격적인 현실이 2026년 7월 8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로 드러났다. 급변하는 법률·규제 환경 속에서 대다수 기업이 법 시행 이후에야 이를 인지하고, 심지어 17.0%는 법 미준수로 인해 제재를 받는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날 중소·중견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3%가 전담 법무조직이나 인력을 보유하지 않은 채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법률 및 규제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역량이 심각하게 부족함을 방증한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법제 대응 체계가 더 취약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83.5%가, 중견기업은 59.0%가 전담 법무조직이나 인력을 보유하지 않아 중소기업이 법적 리스크에 가장 무방비하게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법·제도 인지 시점 역시 문제였다. 과반수가 넘는 52.7%의 기업이 '법·제도가 시행된 이후'에야 관련 내용을 인지한다고 답했다. '입법 예고, 국회 심의 단계부터 인지'하는 기업은 13.7%에 불과해 법적 변화에 대한 사전 대응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법제 대응 역량 부족은 실제 기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응답 기업의 17.0%가 법률·규제를 지키지 않아 벌금 등 행정제재 또는 형사처벌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법적 무지로 인한 불이익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은 법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맞춤형 법령 가이드라인 마련(51.0%)이 꼽혔으며, 법 시행 전 충분한 유예기간 보장 및 사전예고 강화(47.0%), 저비용 법률 상담·자문 서비스 확대(44.3%) 등이 뒤를 이었다.
강호준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중소·중견기업이 법·제도를 꼼꼼히 챙길 여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의 규제 합리화 노력과 함께 예측 가능한 규제환경 조성과 법 도입 시 중소·중견기업 현장의 목소리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중소·중견기업의 법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2026년 하반기에는 주요 법무법인과 함께 전국 순회설명회를 열어 기업들의 법·제도 이해를 돕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중견기업들이 더 이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부의 규제 합리화 노력과 더불어 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