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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 '호랑이 멸종'…20년 호순이 안녕

청주동물원에서 20년간 관람객의 사랑을 받아온 암컷 시베리아호랑이 '호순이'가 지난 7월 3일 밤 8시께 안락사됐다. 이로써 청주동물원에는 시베리아호랑이가 단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어, 호랑이 없는 동물원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을 맞게 됐다.

2006년 7월 3일생으로 올해 스무 살이 된 호순이는 지난주 금요일인 7월 3일 보행 이상 증세를 보여 동물원 수의료진의 정밀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디스크 질환이 의심되는 심각한 상태임이 확인됐다. 동물원 측은 호순이의 회복을 위해 수술을 준비하고 마취까지 진행했지만, 전문가들의 판단 하에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결국 호순이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안락사가 결정되었으며, 그날 밤 8시께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2006년 7월 3일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나 20년간 활기찬 모습으로 동물원을 지켜온 호순이는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호순이는 오빠 '호붐'(2023년 4월 폐사)과 언니 '이호'(2026년 1월 폐사)에 이어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삼남매의 비극적인 운명은 청주동물원 시베리아호랑이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며, 이제 동물원 우리에는 더 이상 시베리아호랑이의 늠름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청주동물원 '호랑이 멸종'…20년 호순이 안녕
[사진=연합뉴스]

청주동물원 측은 시베리아호랑이의 부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호랑이를 외부에서 데려올 입식 계획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국내외 다른 동물원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호랑이가 있다면, 이들을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와 보호하는 방안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보전기관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내비쳤다.

시베리아호랑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지정된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야생에 살아남은 개체는 불과 560~600마리에 지나지 않으며, 이 중 약 90%가 러시아 연해주와 하바롭스크주에 집중 서식하고 있다. 청주동물원은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4년 야생동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된 이래, 멸종위기 동물 보전 사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다. 이번 호순이의 안타까운 죽음은 이러한 보전 노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동물원의 역할과 멸종위기종 보호의 절박한 현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청주동물원에서 시베리아호랑이가 완전히 사라진 현실은 단순한 종의 부재를 넘어, 멸종위기 동물 보전이라는 인류 공동의 숙제 앞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동물원 측이 새로운 입식 대신 열악한 환경의 개체 이송을 검토하는 입장은 보전기관으로서의 윤리적 고민과 책임감을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충분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숙제를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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