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만족할 것입니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이 도발적인 문구는 이제 게임업계에서 불편한 현실로 다가왔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등 콘솔 '빅3'가 앞다퉈 실물 게임 판매를 중단하고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게이머들은 더 이상 '내 게임'을 온전히 소유하지 못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SIE의 급진적 행보가 전환의 방아쇠를 당겼다. SIE는 이달 초 2028년부터 신규 플레이스테이션(PS) 타이틀을 전면 디지털 형태로만 판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PS5 프로 모델에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다. 경쟁사들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MS는 차세대 엑스박스인 '프로젝트 헬릭스'에서 디스크 드라이브 제외를 검토 중이며, 닌텐도는 '스위치 2'에 키카드 시스템을 도입해 칩은 인증용으로만 사용하고 게임 데이터는 다운로드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히 업계의 트렌드를 넘어 피할 수 없는 현실에 기반한다. 2006년 출시된 축구 게임 '피파 06'의 용량은 1.2GB였으나, 20년이 지난 'FC 26'은 100GB에 달할 정도로 게임 용량이 급증했다. 여기에 '칩플레이션(chippflation)'으로 불리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물리적 저장장치 제작 및 유통 비용에 대한 업계의 부담은 가중됐다.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 디지털 플랫폼의 성장도 전환을 부추겼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소유권'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SIE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구매한 영화 및 드라마 500여종을 이용자 라이브러리에서 일괄 삭제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판매 중단을 넘어 구매한 콘텐츠 자체를 강제로 없애버린 것이다. 유비소프트는 2014년 작 '더 크루' 서비스를 2024년 일방적으로 종료하면서 오프라인 모드 요청을 거부해 이용자들의 추억을 통째로 앗아갔다. 넥슨 또한 지난달 2001년 출시돼 국민 게임으로 불렸던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서비스 돌연 종료를 발표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서비스 유지에 대한 내부적 고민이 깊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