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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출장비 내가 결재"…노태악, 2억 혈세 셀프 집행

자신의 부인 출장 경비를 자신이 직접 결재했다 —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부인을 동반하며 총 2억 2,650여만원의 혈세를 '셀프 결재'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나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14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호주·뉴질랜드, 독일·에스토니아, 덴마크·스웨덴 등 세 차례 해외 출장 전 과정에서 본인이 최종 결재자로 서명했다. 각 출장 비용은 6,400만원, 7,200만원, 9,050만원으로 집계됐다.

핵심 문제는 '수혜자=결재자'라는 구조적 모순이다. 인사혁신처 규정은 배우자 여비를 '부부 동반 공식 행사'가 있을 때만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출장지 어디에서도 현지 선관위가 주관한 부부 동반 행사는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인이 참석한 공식 일정은 현지 한국 대사관 만찬이 전부였다.

이 과정에서 부인의 항공권과 숙박비로만 4,129만원이 지출됐으며, 비즈니스석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혜 당사자가 지출을 직접 승인하는 동안 내부에서 이의를 제기한 인물은 없었다.

노 전 위원장은 관련 의혹에 대해 "아무런 이의제기도 없어 큰 의문을 갖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발언은 오히려 선관위 내부의 견제 구조가 완전히 붕괴돼 있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고 책임자가 부적절한 예산 집행을 결재해도 누구도 제동을 걸지 못하는 조직 문화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본격화한 상태다. 수사 범위는 이번 출장비에 그치지 않고 선관위의 예산 집행 전반과 인사 운용 실태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동욱 의원은 "선관위는 헌법 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사원 감사조차 거부해 온 기관"이라며 "이번 사태는 통제 없는 권한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로, 수사를 통한 구조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선거의 공정성을 감시해야 할 헌법 기관이 정작 스스로를 감시하지 못한 민낯이 수사를 통해 전면에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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