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월가 투자은행들이 대규모 자금조달과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대출 시장에서 사상 최대 수준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사들은 AI 투자가 수년간 이어질 '슈퍼사이클(Super Cycle)'에 진입했다며 자본시장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인프라 투자 확대…월가 투자은행 수익 급증
월가 투자은행들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 경쟁이 자본시장 거래를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IPO와 주식 발행, 회사채 발행, 대출 시장이 모두 활기를 띠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들은 SK하이닉스의 265억 달러 규모 ADR 발행과 스페이스X의 860억 달러 규모 IPO 등 AI 관련 대형 거래를 주관하며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 AI '슈퍼사이클' 진입…골드만삭스 "모든 금융수단 필요"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AI 인프라 구축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투자 사이클이 전략적 거래와 자금조달, 자본시장 형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이 "AI 설비투자(CapEx) 슈퍼사이클의 한가운데 있다"며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과 채권, 대출 등 모든 금융수단을 활용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X IPO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으며, 향후 예정된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상장에서도 모건스탠리와 함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쟁사인 오픈AI 역시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AI 관련 대형 자본시장 거래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 데이터센터 투자 급증…2028년 1조5천억 달러 전망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는 AI 투자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말만 해도 올해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5,75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는 약 8,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2027년 투자 규모 전망은 기존 7,000억 달러에서 1조3천억 달러로 상향 조정됐으며, 2028년에는 1조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장기적으로 AI 관련 설비투자가 총 10조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AI 산업에서 투자 자문과 금융 조달, 자산 배분 등 전방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 씨티 "AI가 모든 투자 논의의 중심"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투자자들과의 실적 발표에서 "현재 AI가 거의 모든 투자 논의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투자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국방 분야 투자도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특정 산업을 넘어 경제 전반의 투자 흐름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 은행권 대출 경쟁도 본격화
AI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경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오픈AI에 5억2천만 달러 규모의 신용한도를 제공했다.
이는 BofA가 오픈AI에 제공한 첫 번째 대출이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BofA CEO는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견조한 소비와 AI 중심의 투자 확대, 에너지 비용 완화에 힘입어 강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과 긴축 통화정책은 여전히 주요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BofA는 2025년 이후 AI 관련 기업들의 자금 조달 약 5천억 달러를 지원했으며, 이는 투자등급 회사채와 레버리지 금융, 주식 발행 시장의 AI 관련 자금 조달 가운데 약 60%를 차지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제공]](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101/86/1018691.jpg?width=1200)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AI 투자, IPO·M&A·채권시장까지 동시 견인
금융업계는 AI 설비투자 확대가 자본시장 전반을 동시에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거스리서치의 스티븐 비거 금융서비스 연구 책임자는 "AI 설비투자 슈퍼사이클은 주식 발행과 인수합병, 회사채 발행 등 모든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체이스 역시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금융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메타는 텍사스 엘패소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약 13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AI 효과, 전통 산업으로도 확산
JP모건의 제러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투자 효과가 IT 산업을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면 결국 배관공과 전기기술자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것처럼 AI 투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산업에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수요가 모두 AI에서 직접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AI 투자가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파급효과를 확대시키는 초기 단계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 기술주 조정에도 AI 투자 기대 유지
한편 최근 기술주, 특히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높은 기업가치 부담과 AI 투자 확대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그럼에도 주요 투자은행들은 AI 인프라 구축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투자 흐름은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은행들은 AI 기업의 IPO 주관 수수료뿐만 아니라, 관련 인프라와 배후 산업의 자금 조달까지 포괄하며 수익 구조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향후 AI 인프라 구축이 실제 기업들의 실적 향상으로 검증될지, 혹은 거품으로 판명될지 여부가 투자은행들의 장기 수익성을 좌우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