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두 번째로 상향 조정했다. 회사는 향후 수년간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능력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보도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경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가 핵심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고, 이에 따라 ASML 장비 수요도 빠르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 첨단 반도체 핵심 장비 공급업체로 입지 강화
ASML은 빛을 이용해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업체다.
대만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ASML 장비를 필수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고객사의 수요 증가가 ASML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장비 수요 견인
세계 주요 기술기업들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투자에 나서면서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반도체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제조업체들의 장비 투자도 늘어나면서 ASML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 매출·수익성 전망 모두 상향 조정
ASML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 360억~400억 유로에서 430억~450억 유로(약 491억~514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총이익률(매출총이익률) 역시 기존 51~53%에서 54~56%로 높여 제시했다. 이는 가격 결정력과 수익성이 예상보다 크게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AI 관련 투자 확대와 AI 기술 발전이 첨단 로직 및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 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확산으로 메모리와 저장장치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일부 애플 제품의 가격 인상에도 이러한 비용 부담이 반영됐으며,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경영진도 지난달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SML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메모리 장비 매출 75% 증가 예상…EUV 생산 확대
푸케 CEO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관련 장비 매출이 약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메모리 생산설비 확대를 위한 고객사들의 투자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 공급 예정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주문도 대부분 확보한 상태이며,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V 장비는 가장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는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 설비다.
인텔 역시 최신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ASML의 첨단 EUV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2027년 EUV 생산량을 약 30%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미 상당한 주문이 확보된 2028년에도 추가로 약 30%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주가는 변동성 속 기대와 우려 교차
ASML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장중 7% 이상 상승했지만, 이후 미국 반도체주 전반의 매도세 영향을 받으며 상승폭을 반납했고 결국 0.4%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2028년 생산 확대 계획은 기대를 웃돌았지만 2027년 증설 규모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AI 시장 성장 기대감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수개월 동안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아직 AI 투자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가치와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SML은 비만치료제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 명품기업 LVMH, 독일 폭스바겐 등을 제치고 유럽 최대 상장기업 자리를 유지했다.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약 70% 상승했으며 최근 1년 동안에는 두 배 이상 올랐다.
▲ 2분기 실적 시장 예상 크게 웃돌아
ASML의 2분기 매출은 93억3,000만 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6억9,000만 유로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 예상치인 88억3,000만 유로도 상회했다. 순이익은 22억9,000만 유로에서 29억2,000만 유로로 증가하며 시장 전망을 넘어섰다.
매출총이익은 41억3,000만 유로에서 약 50억4,000만 유로로 늘었고, 매출총이익률은 54%를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