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수백년 김해 상징 팽나무·왕버들, 결국 '보호수' 지정 해제 왜?

416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사한 팽나무와 거센 폭우에 쓰러져 베어진 203살 왕버들, 김해의 자랑이자 역사였던 이 두 고목이 결국 '보호수'라는 이름표를 떼며 쓸쓸히 퇴장했다는 소식이 오늘(17일) 경남도를 통해 전해졌다.

경남도는 오늘(17일) 김해시 상동면 여차리의 416살 팽나무와 김해시 한림면 안하리의 203살 왕버들을 보호수에서 지정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들 고목은 각각 수명 소진과 자연재해라는 불가피한 이유로 보호수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김해 상동면 여차리에 자리했던 팽나무는 지난 2009년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높이 19m에 달하는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400년을 넘긴 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기력이 쇠한 끝에 지난 5월 결국 고사 판정을 받았다. 수백 년간 한자리를 지키며 마을의 상징이자 역사의 증인이었던 노거수의 쓸쓸한 최후였다.

또 다른 고목인 왕버들은 지난해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던 김해 한림면 안하리 왕버들은 지난해 9월 김해시 일대를 강타한 폭우에 쓰러졌다. 쓰러진 나무가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자, 김해시는 결국 고심 끝에 나무를 베어낼 수밖에 없었다.

수백년 김해 상징 팽나무·왕버들, 결국 '보호수' 지정 해제 왜?
[사진=연합뉴스]

경남도의 '경남 보호수 및 준보호수의 지정·관리에 관한 조례'는 보호수가 천재지변으로 소실되거나 수명 소진, 안전 위협 등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 지정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도 관계자는 ''수령이 오래되어 고사하거나 자연재해가 발생하여 나무를 존치하기 어려운 경우 지정 해제한다''고 설명하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이번 보호수 지정 해제는 단순히 두 그루의 나무를 잃는 것을 넘어, 자연 유산 보존의 현실적 한계를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기준 경남도 내 보호수는 총 914그루에 달했다. 나무 의사들의 지속적인 관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령이 오래되거나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 앞에서는 보존의 어려움이 상존하는 것이다.

수백 년 역사를 품고 선 고목들이 결국 자연의 섭리와 예측 불가능한 재해 앞에 무릎 꿇는 모습은 보호수 관리의 근본적인 한계를 시사한다. 급변하는 기후 변화와 노령화 속에서 이들 소중한 자연 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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