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저작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저자들과 체결한 15억 달러(약 2조 2160억원) 규모의 집단소송 합의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 저작권 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으며, AI 학습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의 중요한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 연방법원, 미국 최대 규모 저작권 합의 승인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아라셀리 마르티네스-올긴 판사는 이날 앤트로픽과 저자들이 체결한 합의안을 최종 승인했다.
일부 원고들이 합의금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저자와 언론사 등 저작권 보유자들이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과정에서 저작물이 무단 활용됐다며 제기한 수십 건의 소송 가운데 처음으로 대규모 합의에 이른 사례다. 앞서 윌리엄 알섭 전 판사는 지난해 9월 해당 합의안을 예비 승인한 바 있다.

앤트로픽[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앤트로픽 "AI 학습은 공정이용이라는 판결 유지"
앤트로픽의 아파르나 스리다르 부법무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법원이 AI 학습을 위한 도서 활용이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이후인 2025년에 체결됐다"며 "현재도 해당 법적 판단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 대상 저자와 출판사의 91% 이상이 이미 보상금을 신청했으며, 이번 사안을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설명했다.
▲ 원고 측 "역사상 최대 저작권 배상"
원고 측 대표 변호사인 저스틴 넬슨은 이번 합의를 "역사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지금까지 알려진 저작권 사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배상"이라며 "합의 대상 저자들에게 가능한 한 신속하게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불법 복제본 700만 권 보관이 핵심 쟁점
저자들은 지난 2024년 아마존과 알파벳의 지원을 받는 앤트로픽이 불법 복제된 도서를 허가 없이 활용해 AI 챗봇 '클로드(Claude)'를 학습시켰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알섭 판사는 지난해 6월 AI 학습 자체는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I 학습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복제 도서 700만 권 이상을 별도의 '중앙 라이브러리'에 저장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당초 법원은 지난해 12월부터 불법 복제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당시 예상 손해배상액은 수천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양측은 재판 대신 합의를 선택했고, 일부 저자들은 합의금이 지나치게 적고 원고 측 변호사들에게 과도한 보수가 지급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또한 일부 저작권자가 합의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 법원 "재판 위험 고려하면 현실적인 합의"
마르티네스-올긴 판사는 이 같은 이의를 모두 기각했다.
판사는 "합의금 규모에 대한 불만은 재판이 가져올 위험과 기대효과를 현실적으로 평가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원고 측 변호사들이 신청한 1억8천750만 달러의 수임료 가운데 1억100만 달러 이상을 최종 승인했다.
한편 일부 저자와 출판사는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고 제외를 선택했다. 이들은 현재 앤트로픽을 상대로 별도의 저작권 소송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 AI 학습과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