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증권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가 연회비 695달러(약 102만원)인 프리미엄 신용카드의 혜택을 대폭 손질했다.
지난 3월 카드 출시를 발표한 이후 고객들이 혜택 구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자 여행 크레딧을 확대하고 이용 조건을 완화하는 등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 연회비는 높은데 혜택은 부족하다는 지적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로빈후드는 프리미엄 카드인 '플래티넘 카드'의 혜택을 전면 재조정했다.
카드가 공개된 직후 소비자들은 연회비 695달러에 비해 일부 혜택의 실질적인 가치가 기대보다 낮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혜택을 받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 많아 체감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 "쿠폰북 같은 카드" 비판에 혜택 구조 수정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팍 라오 로빈후드 머니(Robinhood Money)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는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피드백을 확인했다"며 카드가 마치 '쿠폰북'처럼 보인다는 지적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을 소비해야 하는 구조가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고 덧붙였다.
▲ 최우수 고객부터 카드 발급 시작
로빈후드는 이번 주부터 소비 규모가 가장 큰 골드(Gold) 카드 회원들에게 플래티넘 카드 가입 초청장을 발송하기 시작했다.
향후 수개월 동안 대상 고객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카드 공개 첫 주에만 5만 명 이상이 발급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로빈후드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블라드 테네프(Photo : [AFP/연합뉴스 제공])
▲ 프리미엄 금융 플랫폼 전략 본격화
플래티넘 카드 출시는 로빈후드가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특히 높은 연회비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자산가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미국 금융사들은 프리미엄 신용카드 시장에서 고소득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혜택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프리미엄 카드 시장 경쟁도 격화
미국 프리미엄 카드 시장은 최근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플래티넘 카드 연회비를 기존 695달러에서 895달러로 인상했다.
앞서 JP모건체이스도 사파이어 리저브 카드의 연회비를 795달러로 올렸다.
씨티그룹 역시 연회비 595달러의 '스트라타 엘리트(Strata Elite)' 카드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카드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섰다.
▲ 여행 크레딧 1,000달러로 확대
로빈후드는 기존 혜택 대부분을 유지하면서 여행 크레딧을 연간 800달러에서 1,000달러로 확대했다.
또 도어대시(DoorDash)와 피트니스 웨어러블 관련 혜택에 적용됐던 각종 이용 제한도 없앴다.
고객들이 실제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사용 조건을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도어대시·헬스케어 혜택도 현실화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혜택 가운데 하나는 도어대시 크레딧이었다.
기존에는 연간 250달러 상당의 혜택을 제공했지만 한 번 주문할 때 50달러 이상을 사용해야 10달러를 할인받을 수 있어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혜택에서는 총 지원 금액은 연간 120달러로 줄었지만 매달 10달러를 별도의 사용 조건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건강관리 혜택도 개편됐다.
기존에는 스마트 반지 '오우라(Oura)' 유료 멤버십만 무료로 제공하고 기기 구매 비용은 고객이 부담해야 했다.
이제는 피트니스 플랫폼 '후프(Whoop)' 멤버십을 무료로 제공하며 운동 측정용 손목 밴드도 함께 지원하도록 변경했다.
▲ 체크카드에서 프리미엄 카드까지 사업 확대
로빈후드는 2023년 신용카드 스타트업 X1을 인수하며 카드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앞서 체크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이후 모든 결제에 3% 캐시백을 제공하는 골드 카드를 선보였다.
이번 플래티넘 카드는 보다 높은 소비력을 가진 고객을 겨냥한 최상위 상품으로 출시됐다.
▲ 젊은 고객과 함께 성장 전략
로빈후드는 주 고객층이 비교적 젊은 만큼 고객들의 자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맞춰 금융 서비스도 함께 고급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프리미엄 카드는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 상품으로 평가됐다.
▲ AI 비서·전용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
플래티넘 카드에는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도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용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공동 전세기 예약이나 스포츠 경기, 공연 티켓 확보 등을 요청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구하기 어려운 공연 티켓을 찾거나 항공권 예약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로빈후드는 최근 이러한 AI 서비스를 골드 카드 회원들에게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디팍 라오 부사장은 이번 플래티넘 카드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상품은 프리미엄 서비스의 첫 번째 버전"이라며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