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5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는 주최 측 추산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식용유 시위'가 벌어졌다. 2024년 5월 라이칭더 총통 집권 이래 최대 규모 야권 집회로 기록된 이 거대한 분노의 물결 속에서, '장제스 전 총통의 증손자'이자 국민당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떠오른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의 존재감이 급부상하며 2028년 대선 가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위는 지난 6월 말 대만 식품회사 중롄유지의 대두 샐러드유에서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기준치 초과 검출된 사건에서 촉발됐다. 해당 발암물질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유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품 안전에 대한 대만 국민의 불안감과 라이칭더 정부의 부실 대응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이날 집회는 대만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과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이 공동으로 주도하며 야권 연대의 힘을 과시했다. 정리원 국민당 주석, 황궈창 민중당 주석을 비롯해 한궈위 입법원장, 장완안 타이베이시장, 루슈옌 타이중시장 등 야권의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해 총통부를 향해 라이칭더 정부의 식품 안전 대책 마련과 책임 규명을 촉구하며 맹렬히 비판했다. 시위대는 '안전한 먹거리 보장하라', '정부는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타이베이 도심을 가득 메웠다. 이는 2024년 5월 라이칭더 총통이 집권한 이래 야권이 주도한 집회 중 단연 최대 규모로,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은 이날 시위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오르며 정부 비판의 선봉에 섰다. 그는 연단에 올라 침착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정부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지 못하면서 진열대에 제품을 서둘러 올려놨다」고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 시위대는 35초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이는 그가 단순한 타이베이 시장을 넘어 국민당 내에서 가장 높은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는 차세대 리더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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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시장의 높아진 정치적 위상은 시위 사흘 뒤인 7월 27일 발표된 대만싱크탱크 TIW의 여론조사 결과로도 명확히 입증됐다. 조사 결과, 장 시장은 국민당의 2028년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압도적인 30%를 기록하며 루슈옌 타이중 시장(22.7%)과 한궈위 입법원장(19%)을 크게 앞섰다. 더욱 주목할 점은 주요 정치인 호감도 조사에서 그가 48.6%를 기록, 현직 라이칭더 총통(44.9%)과 루슈옌 시장(40.8%)을 능가하는 높은 대중적 인기를 과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의 대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이번 대규모 식용유 시위는 2026년 11월 지방선거와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대만 정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동오대학의 장위안샹 교수는 『식품 안전 문제는 국민 모두의 민생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이번 시위는 라이칭더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심각한 불신과 불안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야권이 이를 계기로 결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장완안 시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며 야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강력하게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진보당은 이번 시위를 야권이 2028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정치적 동원」이라고 폄훼하며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진보당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정치 공세에 오염되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으나, 야권은 이번 시위를 발판 삼아 라이칭더 총통과 줘룽타이 행정원장 등 현 정부 지도부의 식품 안전 사태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을 지속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정국 혼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번 발암물질 식용유 시위는 단순한 식품 안전 문제를 넘어 대만 정치 지형에 거대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오는 11월 지방선거에서 식품 안전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야권의 결집은 현 집권 민주진보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정치적 도박'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시위의 선봉에 서 대중의 분노를 대변하며 리더십을 각인시킨 장완안 시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야권 내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2028년 대선 가도에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시위는 단순히 일회성 해프닝을 넘어 대만 정계가 대선을 향한 역동적인 변화의 소용돌이에 진입했음을 예고하는 강력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