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호조에 경기 개선…금리인상 기조 유지 시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이 긴축 쪽으로 다시 기울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물가의 수요 측 압력까지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 총재는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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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은이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금리 인상의 속도보다 물가와 금융시장 상황을 확인하면서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데 무게를 뒀다.
▲ 반도체에서 내수로…경기 회복의 확산 여부 주목
신 총재는 한국 경제에 대해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그 영향이 여타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반도체 수출이 주도했던 경기 회복이 내수와 서비스업 등으로 확산될 경우 경기 개선의 지속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경기 회복이 뚜렷해질수록 한은이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와 금융 불균형을 동시에 관리할 여지도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어 한은으로서는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 비용·환율에 수요 압력까지…물가 상방 위험 확대
물가 전망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으로 제시됐다. 신 총재는 국제유가를 둘러싼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높아진 비용과 환율의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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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까지 점차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비용발 인플레이션에 이어 수요발 인플레이션까지 가세할 경우 물가 안정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경기보다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됐다. 특히 국제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의 변화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필 것으로 예상됐다.
▲ 환율·증시 변동성 확대…금융 불균형도 경계
금융·외환시장에서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사태와 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상승했다가 7월 이후 외환 수급이 개선되면서 1,400원대 중후반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역시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 등이 겹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상당폭 조정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 시스템 자체는 실물경제의 성장세 확대와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확대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결국 한은의 통화정책은 물가뿐 아니라 환율과 주택시장,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변수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 자녀 국적 논란 사과…“아이들 국적 문제 다 처리”
신 총재는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자녀 국적 논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다.
장녀의 한국 국적 상실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과 관련해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공식 사과를 요구하자 “인사 청문 과정이 순조롭게 되지 않아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국적 문제는 이제 다 처리가 됐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첫 국회 업무보고에 나선 신 총재가 금리 인상 기조를 명확히 언급하면서 향후 한은의 정책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회복, 환율·주택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추가 인상의 시기와 폭을 둘러싼 시장의 경계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