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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공주' 검은돈 7천억 세탁 방조, 스위스 명문銀 53억 벌금 철퇴

베일에 싸인 우즈베키스탄 '공주'의 검은돈을 스위스 명문 프라이빗 뱅크가 조직적으로 방조했다는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나며, 2026년 7월 30일 스위스 법원은 제네바 소재 롬바드 오디에 은행에 53억원이 넘는 벌금형을 선고, 전 세계 금융 시스템에 경종을 울렸다.

스위스 법원은 이날, 롬바드 오디에 은행에 300만 스위스프랑(약 53억2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하고, 관련 자금 4억 스위스프랑(약 7천100억원)에 대한 압수 명령을 내렸다. 이는 국제 금융 허브로서 스위스 은행들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 실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충격적인 판결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전 우즈베키스탄 초대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의 장녀 굴나라 카리모바(54세)가 있다. 그녀는 '더 오피스'라는 범죄조직을 이끌며 2005년과 2013년 사이 수억 달러의 부정부패 자금을 스위스 은행 계좌들에 이체한 혐의를 받았다. 스위스, 프랑스, 미국 등지에 걸쳐 카리모바 연루 자산은 총 14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2025년 5월 시작된 소송절차와 2026년 4월 개시된 재판을 통해, 롬바드 오디에 은행이 자금세탁 예방을 위한 모든 합리적 조처를 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롬바드 오디에의 전 계좌 관리인에게도 징역 2년 집행유예가 선고되며 개인적 책임 또한 물었다.

우즈벡 '공주' 검은돈 7천억 세탁 방조, 스위스 명문銀 53억 벌금 철퇴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롬바드 오디에 은행 측은 판결에 불복,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은행은 2012년 카리모바의 자금세탁 의혹을 스위스 당국에 자진 신고했으며, 당시 내부통제 절차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사건의 주범인 굴나라 카리모바는 2019년 3월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스위스 법원은 공소시효 만료 전에 카리모바가 석방되거나 스위스로 인도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그녀에 대한 소송절차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스위스 이외 다른 나라에서도 카리모바 연루 자산에 대한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 사건의 국제적인 파급력을 시사한다.

이번 롬바드 오디에 은행의 벌금형 선고는 국제 금융 중심지인 스위스 은행들이 직면한 자금세탁 방지 의무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액의 자금이 국경을 넘어 불법적으로 이동하는 현실 속에서,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더욱 강화된 내부 통제 시스템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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