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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 인터뷰④] 휴케어 오혜정 팀장 "코디네이터, 언어보다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

현재 국내 의료산업은 포화상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압구정 거리를 걷다보면 한 건물 안에 5개의 성형외과가 자리 잡고 있을 정도.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사 한 명당 일 년 동안 진료하고 있는 환자가 약 500명 정도 밖에 안 될 것"이라며 "국내 의료 서비스업계는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관계자들이 반드시 해외로 눈을 돌려야만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리고 시장을 해외로 확대해 가기 위해서는 국내 병원이 내실을 다지는 것과 동시에 역량 있는 의료관광 유치업체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176개소에 달하는 국내 유치업체 중에서도 2008년 설립된 의료관광 마케팅 에이전시 '휴케어'가 경쟁력 있는 글로벌 마케팅 실력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휴케어가 마케팅을 맡고 있는 후즈후 클리닉은 의료관광에 특화되어있는 병원 네트워크로 일본 등지의 언론에 종종 소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전문 인력, 미국·일본·중국어로 번역된 홈페이지는 물론 외국인 환자들이 자국에서 쉽게 차료과정을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다.

◆ 유치기관과 의료기관 '따로 또 같이'

휴케어와 후즈후 클리닉은 각자의 분야에 전문화된 유치업자와 의료기관이 따로 분리되어 있으면서 국내 의료관광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당초 후즈후 클리닉은 병원을 개원하면서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지만, 당시 의료관광 분야에서 성공한 롤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인 환자 유치에 집중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병원 운영과 마케팅이 분리가 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모델을 발굴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특히 전문 마케팅 그룹으로서 한 의료기관을 두고 '장기적'으로 여러 마케팅을 구사해 오면서 의료 관광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던 것이다.

휴케어 오혜정(사진) 글로벌 마케팅 팀장은 "휴케어는 후즈후 클리닉이라는 기관을 두고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 임상실험을 거쳐 왔다"라며 "때문에 성공적인 모델이 없는 국내 상황 속에서도 해외홍보 채널, 홈페이지를 통한 전략, 병원의 통역시스템 등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 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 팀장은 또 "현재 국내 상황에 적합한 모델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통은 직원부터 모집하고 나서 홍보를 시작하는 시스템인 반면 휴케어의 경우 이미 많은 테스트를 통해 홍보모델을 구축해놓은 상태에서 각각의 업무에 알맞은 직원을 보충하고 있다"며 "아마 이러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 유치업체는 휴케어가 처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의료관광 에이전시, 장기적 투자 필요한 단계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월 의료법 개정으로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의료기관 및 유치업자에 대한 등록 제도를 도입한 이래, 2010년 10월말 기준 1969개 기관이 등록했고 이 중 유치업체는 176개소였다.

하지만 유치업체의 경우 업무의 전문성이나 자본규모 등이 취약한 영세 사업자가 대부분으로 의료기관과의 협업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고 유치 실적도 저조하다. 실제 작년 전체 유치실적 6만201명 중 유치업체를 통해 3.1%에 불과한 1894명을 유치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휴케어 측은 유치업자들이 단순히 환자를 유치하는 지금의 관례에서 벗어나 의료관광 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계 측에서 유치업자를 해외 관광객 유치를 하는 곳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내 의료관광의 경쟁력을 제대로 알 릴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팀장은 "에이전시에서 관광객을 모셔오면 수수료를 떼어주겠다는 병원도 많은 편이다"라며 "그렇지만 이런 식의 산업 모델은 모든 부담을 고객에게 떠넘기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 않아도 국내 의료관광에 대한 인식은 세계시장에서 굉장히 낮은 편이다"라며 "실제로 동남아 국가 고객들은 태국이나 싱가포르로 가면 되지 한국에 왜 가야하나라고 반문하시기도 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병원 자체에서 의료관광을 위해 힘쏟아야 한다고 솔직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의료 관광을 하겠다는 병원에서 외국인 고객을 위해 통역할 수 있는 직원이 없는 경우도 있다"라며 "의료기관 측에서 내실을 먼저 해외 고객을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의료관광 전문 코디네이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실제 병원 코디네이터 출신의 오 팀장은 개인적으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양성 프로그램에도 강사로 초청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의료관광 실무 전문가와의 만남 서울의료관광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의료관광 실무 전문가와의 만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에게 필요한 것은 '서비스 마인드'라고 역설했다. 오 팀장은 "한국 문화에 익숙하면서도 언어적인 능력이 되는 다문화가정 분들이 코디네이터에 많이 지원하고 있다"라며 "다만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서비스적인 마인드다"라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영미권의 통역자의 경우, 해당 국가의 자유로운 문화에 익숙한 덕에 환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일부 통역자들의 경우 자유분방함이 지나쳐 다리를 꼬고 앉는다거나 비속어를 남발한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오 팀장은 "코디네이터는 통역자 이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휴케어, 글로벌 마케팅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

현재 휴케어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후즈후 클리닉에는 많은 외국인 환자들이 내원하고 있다. 약 150여명의 외국인 환자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어, 후즈후 피부과의 경우 매출의 약 50%가 외국인 환자에게 발생할 정도라고 한다.

현재 휴케어는 외국인 커뮤니티와 해외언론 모두를 활용해 효과적인 홍보를 하고 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있다. 휴케어는 앞으로 병원 자체를 브랜딩하며 세계에 알리는 의료관광, 글로벌 마케팅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만 오랜 기간동안 노하우를 쌓아오고 있다고.

오 팀장은 "병원의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는 전문기업으로서 향후 2~3년 뒤에는 유일무이한 기업이 되고자한다"고 휴케어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