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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권교체·정치개혁 나만이 이룰 수 있어"

[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7일 정치개혁과 관련, "정치인은 모든 이권과 단절하고 조직화된 소수보다 힘없는 다수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가 특권을 버리고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면서 특권과 독점체제 폐기를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활동을 촉구했다.

대통령 사면권 및 낙하산 인사 제한,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남북간 합의시 국회 동의 의무화 등도 약속했다.

아울러 야권 후보 단일화 조건에 대해서는 '진정한 정치권 개혁'과 '국민의 동의'라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시스템을 정치개혁으로 바꾸겠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 구상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나만이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 해도 '정치개혁'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정 운영 전반에 걸친 7대 정책비전으로 ▲문제가 아니라 답을 주는 정치 ▲개인과 기업이 함께 성공하는 경제 ▲모든 가능성이 발휘되는 사회 ▲부담 없이 결혼할 수 있는 나라 ▲인간 존엄성을 지켜주는 나라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 ▲강하고 당당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제시했다.

특히 이날 제시한 7가지 정책과제 중 1순위인 정치 개혁과 관련해 "정치혁신은 모든 문제를 푸는 출발점"이라며 "국민과 함께 정치를 바꾸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정부를 맡으면 특권과 독점을 묵인하고 조장하는 정책은 폐기하거나 조정하겠다"며 "국회도 우리 법 곳곳에 숨어있는 특권과 독점체제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반칙이 통하지 않는 상식적인 사법체계를 만들겠다"며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공직비리수사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의 사면권도 국회 동의를 거쳐서 행사하도록 하겠다"면서 "공직자의 독직과 부패에 대한 처벌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감사원장은 의회의 추천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全) 공직에 걸쳐 전관예우나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사라지도록 하겠다"며 "직간접적으로 청와대가 임명하는 자리가 1만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저는 그것을 10분의1 이하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하고 청와대는 더 낮아져야 한다"며 캠프 산하 정치혁신포럼을 통해 "청와대를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옮기겠다"는 청와대 이전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 대선캠프 내 정치혁신포럼의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안 후보의 구상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가미래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전담부처를 신설하겠다"며 "이곳은 급변하는 현재와 미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전략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회와 관련해서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존중해 국회가 부적격으로 판정한 인사에 대해서는 임명을 강행하지 않겠다", "정책을 만드는 초기 단계부터 국회와 대화, 협력하겠다", "국회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신년도 예산안을 심의할 수 있도록 빠르게 예산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제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플랫폼 정치 시스템'을 제안했다. 안 후보측 캠프는 플랫폼 정치 시스템을 국민과 시민사회, 전문가가 활발하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국회의원의 겸직금지, 국회 윤리위원회에 국민배심원제 도입, 국세와 지방세 불균형 해소, 기초노령연금과 영유아 보육비 등 국민생활 관련 복지비의 전액 국가 지원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국민의 현장 목소리, 전문가 평가, 여론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의 동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의 성격으로 "5년마다 대선이 있는데 그 기간은 지난 정권에 대한 평가도 포함된다"며 "아마도 지난 5년간 집권 여당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선거가 진행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이번 대선에 현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 대한 평가가 포함될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 기반 하에 정권 교체와 정치개혁은 상반되는 게 아니라 같이 달성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남북관계 등은 여야 합의체를 만들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진심으로 사회문제를 생각한다면 3자 회동이 아니라 실무진 차원에서라도 만나서 정책합의를 이루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남북문제에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나겠다"며 북핵 폐기를 촉구하고 "남북간 중요한 합의는 국회 동의를 거쳐 법적 효력을 갖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청 확대 개편, 창업·사회적 기업 대폭 지원, 학부모와 교사가 중심이 되는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신설, 친환경·친안전 에너지 정책 전환, 남북관계-북핵문제-한반도 평화체제 선순환 정착 등을 약속했다.

특히 남북관계에 관련해서는 우리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남북관계는 우리가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인 동시에 어쩌면 우리나라를 위한 커다란 선물일 수 있다"며 "노동력감소 등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동북아 평화와 안정, 번영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천안함, 연평도 사태와 관련해서 정부가 "이 사건들에 대한 사과 없이는 대화를 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걸며 내린 5.24 대북제재 조치와 관련해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사과를) 걸다보면 대화자체가 시작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대화를 시작하고 대화 과정 중에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함께 논의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 후보는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며 "남북한의 대화와 협력,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함께 사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남북한의 중요한 합의는 국회의 동의를 거쳐 법적 효력을 갖게 해야한다"며 "그래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고 남북관계가 오락가락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