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이 미 국방부의 국가안보 블랙리스트 지정 시도를 둘러싸고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회사 경영진은 해당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과 심각한 평판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미 국방부가 자사를 국가안보 관련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군과 AI 기업 간 기술 사용 제한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확대된 사례로 평가된다.
▲ “2026년 매출 수십억 달러 감소 가능”
크리슈나 라오(Krishna Rao) 앤트로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법원 제출 서류에서 정부의 조치가 회사의 사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오는 “각 고객이 정부 조치를 어떻게 해석할지까지 고려하면, 이번 조치로 인해 앤트로픽의 2026년 매출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되돌리기 거의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미 국방부 관련 사업만으로도 올해 수억 달러 매출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정부 조치가 투자자 신뢰를 약화시키고,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자본 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 관련 생태계와의 관계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라오는 국방부 의존도가 높은 방산 계약업체들과의 매출이 50~10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지정, 회사 신뢰성과 평판 훼손”
티야구 라마사미(Thiyagu Ramasamy) 공공부문 책임자는 정부의 블랙리스트 지정이 즉각적이고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지정은 앤트로픽의 신뢰성과 무결성을 훼손하며, 정부뿐 아니라 민간 고객들과의 거래에도 계산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으로도 국방부 계약과 연계된 연간 반복 매출(ARR) 1억5000만 달러 이상이 즉각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앤트로픽은 최근 공공부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1월 사이 공공부문 ARR이 4배 증가했으며, 향후 5년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방산 계약업체들이 관계를 끊을 경우 2026년 예상 공공부문 ARR 5억 달러 이상이 크게 줄어들거나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기업 고객들도 계약 중단·축소 움직임
상업 부문에서도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폴 스미스(Paul Smith) 최고상업책임자(CCO)는 미 식품의약국(FD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던 한 파트너가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대신 경쟁 생성형 AI 모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1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됐던 매출 파이프라인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금융기관 계약 협상이 중단됐다.
또한 1500만 달러 계약은 일시 중단됐으며 한 핀테크 고객은 계약 규모를 10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축소됐다.
해당 고객은 “펜타곤과 관련된 상황 때문에 클로드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기업 고객들이 회사와 협력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파장에 대해 “깊은 우려와 혼란, 의구심”을 표명하며 문의를 해왔다.
▲ AI 기업과 군의 갈등, 산업 전반 파장 가능성
이번 사안은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AI 기업과 군사·안보 기관 간 관계 설정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AI 기술이 국가안보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기업의 기술 사용 통제와 정부의 규제 권한 사이의 충돌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이번 소송을 통해 블랙리스트 지정이 부당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사업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 국방부의 판단이 유지될 경우 AI 산업에서 정부와 민간 기술기업 간 협력 구조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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