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GTC 2026] 삼성·SK, HBM4 정면 승부… ‘베라 루빈’ 탑재 쟁탈전

윤근일 기자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용 6세대 HBM4를 나란히 공개하며 기술 패권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은 업계 최초 HBM4E 실물 칩 공개로 기술 로드맵을 선점했으며, SK는 최태원 회장의 첫 GTC 방문을 통해 엔비디아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이번 행사는 중동발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이 요동치는 가운데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인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삼성전자, 11.7Gbps 속도의 HBM4와 7세대 HBM4E 실물 최초 공개

삼성전자는 이번 GTC 2026 전시장에 'HBM4 히어로 홀'을 별도로 마련해 자사의 압도적인 기술 수직 계열화 역량을 뽐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HBM4는 업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적용했으며, 자체 4나노 공정 기반의 로직 다이를 도입해 동작 속도를 11.7Gbps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이 제시한 HBM4 표준 속도인 8Gbps를 약 46%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7세대 제품인 HBM4E 실물 칩까지 깜짝 공개하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확대를 예고했다. 삼성은 메모리 설계부터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AVP)까지 모두 수행 가능한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열 저항을 기존 대비 20% 이상 개선한 HCB(Hybrid Copper Bonding) 기술 시연 영상은 고발열 문제 해결이 핵심인 차세대 AI 서버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분석된다.

▲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 첫 GTC 방문... 엔비디아 공급망 60% 수성 전략

SK하이닉스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엔비디아와의 강력한 'AI 혈맹' 관계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주목할 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GTC 현장을 직접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했다는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의 이번 방문이 차세대 HBM4 물량의 안정적 수급과 공동 기술 개발을 확약받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협업해 제작한 액체 냉각식 eSSD와 저전력 D램이 탑재된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Spark)'를 전면에 배치했다. 데이터 확인 결과, SK하이닉스는 올해 엔비디아에 공급될 HBM4 전체 물량의 약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기존 HBM3E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차세대 제품군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 '베라 루빈'발 AI 투자 사이클 지속성 확인...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변수

이번 행사의 최대 화두인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은 HBM4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다.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에 따르면 베라 루빈에는 32GB 용량의 HBM4가 8개 탑재되어 기존 제품 대비 대역폭과 에너지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AI 모델의 고도화에 따라 메모리 성능이 연산 속도를 결정짓는 이른바 '메모리 벽(Memory Wall)'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외적인 경제 지표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2026년 3월 17일 기준, 이란전 발발 18일째를 맞이하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46달러를 유지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선에 안착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은 반도체 제조 원가 상승과 공급망 물류비용 증가를 야기하며 AI 투자 사이클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 유해 반환과 관련해 제시한 '48시간 최후통첩' 결과가 중동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AI 메모리 수요의 가변성도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기술적 추격과 SK하이닉스의 공고한 수성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란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끄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어떤 충격을 줄지가 향후 AI 시장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BM4#삼성전자#SK하이닉스#GTC2026#베라루빈
[GTC 2026] 삼성·SK, HBM4 정면 승부… ‘베라 루빈’ 탑재 쟁탈전 : 기업/산업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