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대학교 연구팀이 미국산 대비 7분의 1 크기인 2.3㎤ 부피의 초소형 원자시계 양산에 돌입했다. 3만 년에 1초 오차 수준의 정밀도를 갖춘 이 장치는 GPS가 차단된 전장 환경에서 드론 편대 조정과 수중 북두(BeiDou) 항법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투입될 전망이다.
우한대 연구팀 2.3세제곱센티미터 초소형 원자시계 양산 체제 구축
중국 우한대학교 위성항법위치결정기술연구센터의 천지에화(Chen Jiehua) 교수 연구팀이 손톱 크기 수준의 칩 스케일 원자시계(CSAC) 개발을 완료하고 대량 생산 단계에 진입했다. 해당 장치는 부피가 2.3㎤에 불과하며, 이는 현재 미국에서 상용화된 최고 수준의 칩 스케일 원자시계 부피인 17㎤와 비교해 약 7분의 1 이하로 축소된 크기다. 이 초소형 원자시계는 루비듐 원자를 활용한 양자 광학 기법을 통해 3만 년 동안 단 1초의 오차만 허용하는 초정밀 시간 측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의 원자시계는 소형화하더라도 최소 수백 ㎤의 부피와 수 와트 이상의 전력 소비가 불가피했으나, 우한대 연구팀은 결맞음 집단 포획(Coherent Population Trapping, CPT)이라는 양자 광학 기술을 적용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 마이크로파 기반의 기존 시스템 대신 레이저 신호를 루비듐 원자 챔버와 상호작용시켜 특정 에너지 상태에서 시간 측정의 기준점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장치의 소형화뿐만 아니라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드론이나 소형 위성 등 전력 자원이 제한된 기기에 탑재하기에 최적화된 특성을 갖췄다.
드론 편대 비행 및 GPS 거부 환경에서의 전술적 우위 확보
초소형 원자시계의 양산은 현대전의 핵심인 드론 편대(Swarm) 운용에 결정적인 전술적 변화를 불러온다. 수백, 수천 대의 드론이 정밀하게 대형을 유지하거나 동시 타격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나노초(10억 분의 1초) 단위의 시간 동기화가 필수적이다. 만약 드론 간의 시간 오차가 발생할 경우 통신 지연으로 인한 충돌이나 타격 정밀도 저하가 발생하며, 이는 대규모 인명 피해나 작전 실패로 이어진다. 우한대가 개발한 원자시계는 각 드론에 독립적인 정밀 시각 기준을 제공하여 외부 통신망의 도움 없이도 완벽한 편대 비행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전자전 상황에서 GPS 신호가 교란되거나 차단되는 'GPS 거부(GPS-denied)' 환경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위성 항법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체 원자시계의 정밀한 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성 항법의 누적 오차를 보정함으로써, 적의 재밍(Jamming) 시도를 무력화하고 목표물까지의 항행을 지속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이 장치를 위치 측위 시스템, 저궤도 위성, 드론 편대에서 테스트 완료했으며, 수중 북두 항법 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 및 상업적 분야에 실제 배치를 시작한 상태다.
미국 DARPA 주도 기술과의 격차 해소 및 양자 경쟁 가속화
이번 성과는 2005년부터 칩 규모 원자시계 개발을 주도해 온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기술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은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icrochip Technology)를 통해 원자시계 소형화에 성공하며 시장을 선점해 왔으나, 중국이 7분의 1 크기의 장치를 양산하면서 기술적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공군 연구소 또한 2025년 들어 GPS 없이 4대 이상의 드론 편대를 지원할 수 있는 서브 나노초급 원자시계 확보를 서두르고 있어, 양국 간의 시간 측정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초소형 시계뿐만 아니라 초정밀 시계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과학기술대학교 연구진이 공개한 스트론튬 광격자 시계는 300억 년에 1초 이내의 오차를 보여 실험실 수준의 정밀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처럼 초소형(현장 배치용)과 초정밀(기준용) 양측면에서 이루어지는 중국의 진보는 현대 항법, 보안 통신 및 전자전의 근간이 되는 '시간' 주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소형 원자시계의 양산 성공은 중국의 무인 무기 체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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