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의 대안으로 제시한 '통행료 징수' 체계가 전 세계 소비자와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테헤란이 요구하는 새로운 통행료 시스템의 비용이 주로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에 전가될 것이며, 이로 인해 미국 등 강대국들이 이를 반대할 경제적 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배럴당 1달러의 통행세, 걸프 산유국이 비용 80~95% 부담
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 협상의 일환으로 유조선에 배럴당 약 1달러,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에 달하는 통과 수수료를 징수할 권리를 미국이 공식 인정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석유가 글로벌 가격이 책정되는 상품인 만큼,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생산자들이 통행료를 단순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통행료가 없는 지역의 석유와 경쟁하기 위해 걸프 산유국들이 이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군트람 볼프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교 경제학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통행료가 배럴당 2달러일 경우 걸프 국가들은 전체 비용의 80~95%를 부담하게 되며, 이는 유류 선적에서만 연간 최대 140억 달러에 달하는 액수다.
하지만 닐 쉬어링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경제학자는 많은 걸프 국가의 한계 생산 비용이 배럴당 20달러 미만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세금을 전적으로 부담하더라도 생산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제법 위반과 '제도화된 해적 행위' 논의 확산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 검문소를 설치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자 글로벌 무역 분절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자코브 키르케고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이를 "제도화된 해적 행위"라고 규정하며, 전 세계 주요 병목 지점에서 유사한 수수료 부과를 촉발하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연합회 대변인 하미드 호세이니는 수요일, 이란이 이미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의 관세를 징수하고 있으며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로 대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이 중국 위안화로 결제할 경우 통과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차별적 대우'까지 시사하며 해협을 지정학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 트럼프의 엇갈린 신호와 중국의 반발 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모호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이란과의 통행료 합작 투자를 장기적 평화 달성을 위한 "아름다운 것"이라고 언급하는 한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는데, 당장 멈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압박과 협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주목할 점은 이란의 핵심 우방인 중국의 태도다.
세계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지난 3월 31일 파키스탄과의 공동 선언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조속한 정상 통행 회복을 촉구했다.
수출에 의존하는 중국 경제 구조상 18~19세기식 통행료 체계로 회귀하는 것은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통행료 수익이 연간 수백억 달러에 달하며 이란 정권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도 향후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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