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시화되자, 주요 유조선들이 해당 수로를 피하거나 항로를 변경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주간 이어졌던 위태로운 휴전이 깨질 위기에 처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 월요일 오전 10시 기해 이란 항구 전면 봉쇄 돌입
1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해상 봉쇄 착수를 선언함에 따라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3일 오전 10시(그리니치 표준시 1400시)를 기해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차단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봉쇄는 국적과 관계없이 이란의 모든 항구와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엄격히 집행될 예정이다.
다만 미군은 이란 외 다른 국가의 항구를 목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협에 접근하는 미 군함의 움직임을 휴전 파기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맞서며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였다.
▲ 유조선들 항로 변경 및 대기… 해상 데이터서 확인
선박 추적 데이터(LSEG 및 Kpler)에 따르면 봉쇄 시한이 다가오면서 유조선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몰타 국적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1호'는 이라크산 바스라 원유를 싣기 위해 해협 진입을 시도하다가 봉쇄 소식에 기수를 돌려 현재 오만만 인근에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리베리아 국적의 VLCC '몸바사 B호'는 일요일 일찍 해협을 통과해 현재 걸프만 내에서 평형수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반면 파키스탄 국적의 '샬라마르호'와 '카이르푸르호'는 봉쇄 직전 해협에 진입해 각각 아랍에미리트와 쿠웨이트로 향하며 막바지 수송 작전을 전개했다.
▲ 불확실성 속 엇갈린 해운업계 대응
주요 해운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1호를 관리하는 '이스턴 메디터레이니언 마린'과 몸바사 B호의 'CMB.TECH NV' 등 관련 업체들은 현재의 급박한 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협상 결렬의 정체 속에서도 지난 토요일 원유를 가득 실은 초대형 유조선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주 휴전 합의 이후 걸프만을 빠져나온 첫 선박들로 기록됐으나, 월요일부터 시작될 전면 봉쇄로 인해 이러한 물동량 흐름은 다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시험대
미군의 이번 봉쇄는 단순히 이란을 압박하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로의 물리적 단절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란 항구행 선박과 일반 통과 선박을 어떻게 구분하여 단속할 것인지, 그리고 이란의 물리적 반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향후 에너지 가격 변동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운업계는 미군이 배포할 공식 고지(formal notice)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우회 항로 확보와 운송 보험료 폭등 등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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