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기름값 못 버틴다”…유럽 EV 판매 30% 급증

장선희 기자

유럽 주요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EV)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로 휘발유 가격이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내연기관차의 유지비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대거 전기차로 발길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 자동차 무역협회인 'E-모빌리티 유럽(E-Mobility Europe)'과 리서치 기업 '뉴 오토모티브(New Automotiv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15개 주요 시장의 신규 배터리 전기차(BEV) 등록 대수는 약 5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4% 증가했다.

특히 3월 한 달간 등록 대수는 24만 대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51.3%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 1분기 판매량 29.4% 급증… 고유가가 촉발한 '탈내연기관'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내연기관차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분기 동안 등록된 56만 대의 전기차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ACEA) 기준 EU 및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전체 BEV 판매량의 94%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에서 발생한 수치다.

이들 국가의 소비자들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기차를 실질적인 대안으로 선택했다. 이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영국 전기차
[EPA/연합뉴스 제공]

▲ 독일·프랑스 등 5대 시장 40% 이상 성장… 영국도 점유율 22% 돌파

유럽 내 5대 주요 EV 시장인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40% 이상의 높은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EU와 EFTA 지역에서 등록된 전체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약 21.2%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 내 제2의 전기차 시장인 영국 역시 1분기 등록 대수가 12.8%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국의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22.5%까지 치솟았으며, 이 역시 치솟는 휘발유 가격이 구매 결정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 에너지 안보의 핵심 부상… 연간 원유 200만 배럴 절감 효과

전기차 보급 확대는 유럽의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두 기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1분기에 등록된 50만 대 이상의 BEV가 연간 약 200만 배럴의 원유 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리스 헤런 E-모빌리티 유럽 사무총장은 "3월의 전기차 판매 급증은 유럽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최근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라며 "석유 의존도가 취약점으로 부각된 시기에 전기차 시장이 강력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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