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국내 생산자물가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생산비용 밀어 올리면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역대급 상승세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2020년 100 기준)로 집계되어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이며,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오름세가 7개월 연속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망 불안을 자극했고, 이것이 국내 물가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석탄·석유제품,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률 기록
품목별로는 공산품의 상승세가 독보적이었다.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월 대비 31.9% 폭등하며 1997년 12월 외환위기(57.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학제품 역시 6.7% 오르며 전체 공산품 물가를 3.5% 끌어올리는 주 원인이 됐다.
세부 품목을 살펴보면 나프타가 68.0%로 가장 가파르게 올랐으며 에틸렌(60.5%), 자일렌(33.5%), 경유(20.8%) 등 에너지 관련 품목들의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아울러 IT 부문에서도 컴퓨터기억장치(101.4%)와 D램(18.9%)의 가격이 크게 오르며 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3월 유가가 급등했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점차 파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서 현재로서는 앞으로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공급물가 및 총산출물가 동반 상승
수입품을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3% 상승했다.
원재료가 5.1%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고 중간재(2.8%)와 최종재(0.6%)가 그 뒤를 이었다.
용도별로도 자본재, 소비재, 서비스 등 전 분야에서 일제히 가격이 오르며 전방위적인 물가 압박을 입증했다.
국내 출하와 수출품을 모두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 또한 4.7% 올랐다.
농림수산품이 3.0% 하락하며 일시적인 완충 역할을 했으나, 공산품이 7.9%라는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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